마음을 순화하고 영혼을 울리는 영성음악가 제니퍼 베레잔(49ㆍ캐나다)이 다시 한국을 찾는다. 베레잔은 18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내 국제회의장 공연장에서 열리는 영성음악회 '천 개의 눈, 천 개의 손-돌봄과 치유의 노래들'을 통해 한국 팬들을 만난다. 그는 2007년 지리산 화엄사에서 열린 세계영성음악제 등 국내에서 수 차례 공연한 바 있다.
인터넷사이트, 잡지, 음반매장 등이 있을 정도로 영성음악이 확산된 서구와 달리 한국 대중에게 그의 음악은 아직 낯설다. 베레잔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영성음악을 "인간의 근원을 찾고, 마음을 열게 하는 모든 음악"이라고 정의했다. 그렇기 때문에 포크, 전자음악, 클래식 등 다른 장르의 음악도 사람들의 영혼, 진정한 자아, 참 자연으로 인도해 마음의 안식을 줄 수 있다면 영성음악이라는 거였다.
베레잔은 이번 공연에서 "자비와 사랑을 구현하겠다"고 했다. 그의 이런 의중은 공연 제목에도 나타났다. "'천개의 눈, 천 개의 손'은 고통 받는 이들을 지극한 자비심으로 돌보는 천수천안(千手千眼) 관세음보살의 지혜를 뜻해요. 사회에서 고통 받는 개인과 공동체 등에게 노래를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도록 하자는 취지로 붙였죠." 그는 공연에서 불교의 자비를 노래한 대표곡 등을 선보이고, 명상을 통해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순서도 마련했다.
여섯 살 때부터 기타를 치며 음악을 가까이했던 베레잔은 성장기였던 1960~1970년대 포크와 팝음악에 심취했다. 열 아홉 살부터는 카페에서 기타를 연주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캐나다에서 시민운동과 평화를 노래한 밥 딜런, 제임스 테일러, 닐 영 등의 음악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음악이 세상과 사람을 바꾸고, 치료하는 도구라는 것을 봤어요."
베레잔은 이후 미국 인디안, 인도, 불교 등의 전통 음악을 공부하면서 영성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1997년부터는 미국 캘리포니아 통합학문연구소에서 '치유적 소리의 엑스터시'라는 수업을 강의하며 수련으로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마음을 울리는 노래의 원천은 무엇일까. 베레잔은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감정을 표현하려는 열정을 느껴야 하는데, 저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부당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한 느낌을 떠올려요"라고 말했다.
베레잔은 공연 후 새 앨범에 사용하기 위해 경북 청도의 운문사 비구니들의 염불 독송을 채록할 예정이다. 그는 "염불 독송은 다른 나라에서 모은 명상의 소리와 함께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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