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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희망이 곁에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 '우체국 한사랑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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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희망이 곁에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 '우체국 한사랑의 집'

입력
2010.06.1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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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암 환자 가족들의 쉼터…서로 응원 보내죠"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인근 '우체국한사랑의 집'. 조그마한 거실에 모인 어린이들이 탁자 위에 놓인 기억력 카드 게임을 하며 왁자지껄이다. "지희(가명)가 정말 잘 하네. 언니, 오빠들보다 더 잘 하는데."자원봉사 대학생 선생님의 칭찬에 지희는 오랜 만에 얼굴에 웃음 꽃이 피었다.

기억력 게임을 처음 해 본다는 윤범주(14)군은 처음엔 본체만체 하더니 어느 새 게임에 푹 빠져있다. 옆 어린이가 짝 맞추기에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성공하면 또 그 나름대로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실제 자매나 남매가 아닌 이들이지만 공통점은 여럿 있다. 병명은 다르지만 모두 소아암과 싸우고 있고 지방에서 치료를 위해 서울까지 엄마와 함께 올라왔다. 그리고 한 집에 머물고 있다는 점. 많은 말을 주고 받는 사이는 아니지만 게임을 하면서 주고 받는 눈빛에서 서로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우체국한사랑의 집은 현재 서울 2곳, 부산 1곳, 대구 1곳, 광주 1곳 등 전국에 5곳이 있다. 지방에서 올라온 소아암 환자와 가족들이 좀 더 깨끗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해 마다 800가족, 2만 명 가까운 어린이 환자와 가족들이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소아암 치료는 최소 2~3년은 족히 걸리는 지난한 과정이다. 강력한 화학 요법, 방사선 치료, 척수검사, 골수검사 같은 고통스러운 치료 오랜 기간 동안 반복되기 때문에 입원, 퇴원도 잦고 병원도 수시로 다녀야 한다. 더구나 암 치료 탓에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 감염 위험성도 커 깨끗한 환경이 필요한데다 체력도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휴식도 충분히 취해야 한다.

그런데 소아암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큰 도시에 있다 보니 지방에 사는 어린이 환자들은 깨끗한 환경은 고사하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치료비 말고도 교통비, 숙식비 부담도 상당하다. 게다가 주로 머무는 숙박시설들은 어린이 환자들에게 적절치 않은 위생 상태라 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 아니다.

경남 거제에서 올라온 송민재(13) 군도 마찬가지였다. "초등학교 졸업식 전날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 갔더니 상황이 좋지 않다는 말에 즉시 서울로 올라와 수술을 받았다"는 송 군의 어머니는 "어디서 머물지는 생각도 못하고 무작정 올라와 처음엔 너무 막막했지만 다행히 한사랑의 집을 소개받았다"고 말했다. 3분이면 병원까지 갈 수 있고 각층 마다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도록 시설이 돼 있어 아이들에게 병원 음식 대신 엄마의 정성이 담긴 요리를 해 먹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란다.

그런 어린이 환자들과 가족에게 한사랑의 집은 이름처럼 큰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공간이다. 범주군의 어머니 최은정(41)씨는 "아이들 대부분 치료 때문에 학교도 학원도 가질 못한다"며 "또래 친구들과도 관계가 거의 없는 아이들에게 이 곳은 집 이상이며, 이 곳에서 만나는 선생님들이나 다른 어린이들은 식구나 다름 없다"라고 했다. 집에서 맏이인 민재, 반대로 막내인 범주지만 이 곳에서는 범주가 형, 민재가 동생 역할이다. 둘은 서로 음식도 나눠 먹고, 청소나 설거지도 돌아가면서 하고 게임도 같이 한다.

범주 역시 대구의 집은 2,3달에 한 번 정도 갈 뿐이다. 지난해 2월 뇌종양 진단을 받고 이곳을 처음 찾은 범주는 방사선, 항암 치료를 꾸준히 받고 상태가 꽤 좋아졌다가 올 초 다시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1주일에 2, 3일은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위해 병원을 가고 나머지 날은 교육과학기술부가 범주처럼 치료 등의 이유로 학교를 갈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사이버강좌를 듣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끔 컨디션이 좋은 날은 같은 층에 있는 민재와 함께 대학로나 청계천에 바람을 쐬러 가는 게 외출의 전부이다.

한사랑의집이 문을 연 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식경제부(옛 정보통신부)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은 우정사업본부(당시 금융국)의 공익사업으로 '우체국한사랑의집'을 운영하기로 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옆에서 돕는다고 하지만 결국 아이들이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힘든 과정"이라며 "아이들이 병마와 싸우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밝혔다.

재단측은 숙박, 휴식 서비스 말고도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미술 치료, 놀이지도, 생일잔치, 공작교실, 학습지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부모 모임, 교육, 스트레스 줄이기 등 어린이 환자 뒷바라지에 애쓰는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김지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간사는 "의학의 발달로 소아암 어린이의 살아가는 시@?길어지면서 암과 치료 과정으로 생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후유증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 우정사업본부 사회공헌 활동

우정사업본부은 2000년 출범과 함께 '함께 나누는 좋은 세상'이라는 주제로 사회 공헌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전국 3,700여개 우체국 네트워크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집배원들이 우정본부 사회공헌 활동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특히 2006년 창단된 '집배원 365 봉사단'은 지역 주민의 사정을 잘 안다는 점을 활용, 소년소녀가장 돕기, 혼자 사는 노인 및 장애인 돌보기, 물품 대리구매 및 배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지자체들과 '행복나르미 협약', 지방경찰청과는 '아동지킴이 협약' 등을 통해 화재 신고, 미아 방지 활동 등 주민들의 행복전도사 역할도 잘 해내고 있다.

또 1995년 우체국보험 공익사업인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지원'으로 시작한 금융지원은 이후 우체국보험 수입보험료 중 일부를 '우체국보험 공익사업' 재원으로 마련했고, 이는 다양한 공익사업의 종자돈으로 쓰이고 있다.

2008년에는 기존 보험공익사업 외에 예금공익사업을 새로 만들었고 2009년에는 '우체국보험특별회계법'을 개정, 회계연도 적립 이익잉여금 중 일부를 공익사업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올해에는 2009년보다 13억이 늘어난 45억원의 재원으로 17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정본부는 꾸준히 새로운 사회공헌사업 아이템을 추가하고 있다. 올해에는 '중증장애 아동 입양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우정본부는 중증장애 입양아동의 보조기구를 지원하고 학교 다닐 나이의 입양아동에게 적응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최근 저출산 사회문제를 고려해 장애아동 입양의 활성화와 장애아동 가족의 어려움을 함께 돕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아울러 다문화가족이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한 '다문화가족 안전망구축프로젝트'사업, 핵가족화가 빨라지면서 조손가족이 늘어난다는 점에 착안한 '조손가정 생활안정 지원'사업 등 사회안전망 역할을 위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여러 분야의 비정부기구(NGO) 손을 잡고 소통을 통한 사회공헌활동도 열심이다. ▦한국백혈병어린이 재단과 진행하는 '우체국한사랑의 집' 운영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함께 하는 장애가정 청소년 멘토링 학습 지원 사업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나눔 바자회' 등 도움이 꼭 필요한 사업을 선별하여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남궁민 본부장은 "국민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어야 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다 중요하게 느끼고 있다"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우체국은 지역 주민과 호흡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진정한 이웃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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