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스폰서 의혹 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이 어제 종결됐다. 그러나 조사 결론과 스폰서 검사에 대한 처리는 실망스럽다.
규명위는 스폰서 검사들의 술 접대, 성 접대, 금품 수수 및 건설업자 정모씨의 진정 묵살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직무 관련성, 대가성은 없다고 밝혔다. 사법처리대상은 성 접대 검사 1명에 그쳤고 나머지 스폰서 검사들에 대해서도 비위 경중에 따라 징계, 인사 조치, 엄중 경고할 것을 건의했으며 제도적 개선책으로 검찰문화 개선 전담기구 설치 등을 제시했다.
규명위가 이 정도의 결론으로 국민 신뢰를 기대했다면 큰 오산이자 과욕이다. 이처럼 무른 조치는 결코 스폰서 검사 근절책이 될 수 없다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알아차릴 수 있다.
시간의 경과로 인한 기억의 한계, 정치권의 특별검사 도입 논의에 따른 정씨의 조사 비협조 등 한계는 있었다. 그러나 물의를 빚은 검사장들과 정씨의 대질 조사도 못하고, 그로 인해 접대의 대가성 여부를 더 파고들지 못함으로써 핵심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고도 직무 관련성, 대가성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은 섣부르다. 과거 정치적 사건에서 포괄적 뇌물죄 운운하며 조사 대상자의 혐의를 파고들어 무리를 해서라도 기소하던 그 집요함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다. 국민으로서는 검찰에 실무 조사를 맡긴 게 잘못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이러다 정치권이 추진 중인 특검 조사에서 추가 사실이나 상반된 결론이 나온다면 규명위와 검찰은 낭패와 신뢰 추락의 쓴 맛을 볼 수도 있다.
검찰이 스폰서 검사에게 중징계를 내려 일벌백계 의지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항구적으로 작동할 스폰서 문화 근절책 마련이다. 검찰은 규명위 건의안을 포함, 예상을 뛰어넘는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국민의 냉랭한 시선을 절감하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권력자가 아닌 공복으로서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검찰은 오욕과 불명예를 떨쳐 버릴 수 없다. 검찰의 엄중한 현실 인식과 각오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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