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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입학 초등생 학업능력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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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입학 초등생 학업능력 떨어진다

입력
2010.06.0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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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보다 우리 애가 먼저 배우고 빨리 깨우쳐 앞서가길 바라는 건 부모의 공통된 바람이다. 그래서 조기교육이나 조기취학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한 살 일찍 들어간 학생은 제 나이에 맞춰 들어간 동급생보다 학업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각한 건 상급학교로 진학해도 그 격차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팀은 9일 '학생의 생월과 학업성취의 관계, 제도적 학습 부진아의 발견과 월령효과(태어난 달이 학업성취도 등에 미치는 효과)의 대응방안 모색'이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비교대상은 3월생과 이듬해 1, 2월에 태어나 한해 일찍 초등학교에 입학한 동급생이다.

홍 교수 등이 2006년 기준 우리나라 고등학교 1학년생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학업성취도국제비교(PISA) 성적과 생월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3월생과 이듬해 2월생의 평균 성적차이는 20∼25점이었다.

중학교 2학년생이 2007년 시행한 수학ㆍ과학 성취도 추이변화를 국제비교연구(TIMSS)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3월생과 이듬해 2월생의 평균 성적차이는 영역별로 10점 가까이 났다.

홍 교수는 "특히 PISA와 TIMSS 성적 모두 하위 25% 집단에 2월이 생일인 한 살 어린 학생이 집중됐다"며 "더 큰 문제로 성적 차이가 고등학교까지 누적되는 등 한번 부진아로 낙인 찍히면 계속 이미지가 굳어져 버릴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지적 학습준비가 덜된 앳된 아동의 무분별한 조기입학의 결과로 보이며 교육정책은 적극적으로 이를 바로잡아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홍 교수는 1, 2월생 아동의 취학 유예자수가 2003년 4만1,000여명에서 2005년 4만6,000여명, 2007년 5만4,000여명, 2008년 5만8,000여명 등으로 늘어 조기취학의 부작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태어난 달에 따라 신체적, 정서적 차이가 확연한 데다, 학업성취도 마찬가지라는 인식을 학부모들이 가짐으로써 1, 2월생 자녀의 취학을 유예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홍 교수의 분석이다.

홍 교수는 최근 정부가 저출산 및 사교육비 절감 대책으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한 살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만 5세아 초등학교 조기입학안은 논문의 조사결과와 현장상황을 고려할 때, 앳된 아이들을 학습 부진아로 빠뜨릴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며 "오히려 이 아이들에게는 취학 전에 무상으로 학교준비과정(head start)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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