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유출 원인과 관련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만성적인 안전규정 무시에 대한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9일 BP사에 사고 수습과 오염 제거 관련 총체적 계획을 72시간 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멕시코만 원유유출 발생 50일이 되는 8일 석유시추 시설 딥워터호라이즌 폭발사고 당시 생존자들이 "BP의 과도한 공정단축 지시 때문에 온갖 편법을 동원 안전규정을 상습적으로 어겨왔다"고 미 CNN방송에 밝혔다. 시추 작업 시 유정의 압력을 낮추기 위해 무거운 진흙을 사용해야 하지만 작업속도를 높이려고 이를 무시했다. 사고 직전 작업은 예정보다 5주 늦어졌고 하루 지연비용은 75만달러에 달해 직원들의 압박감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자들은 "일이 돌아가는 방식이 늘 그랬다"며 안전문제를 지적한 직원들은 해고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미 하원 천연자원위원회 닉 라할 위원장은 "사건 당일 현장에 엔지니어, 전기기술자 등이 없었으며, 폭발사고로 사망한 11명 중 7명은 6일간이나 24시간 교대근무를 했다"며 열악한 근무환경을 지적하기도 했다.
워싱턴포트스도 이날 'BP, 문제투성이의 역사 밝혀져'란 기사에서 BP가 10여년간 안전과 환경 규정을 반복적으로 무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BP 최고경영자 토니 헤이워드가 사고처리에 골치를 썩고 있는 상황을 불평하며 "내 삶을 돌려받고 싶다"고 푸념해 도마에 올랐다. 분노한 오바마 대통령은 "나라면 그를 해고했을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정작 울고 싶은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기름유출 대응을 지지하는 비율이 38%에 그치는 등 여론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다급해진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네번째 멕시코만 현장점검에 나선다.
한편 BP가 자체 방제노력을 홍보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어 매집에 나서 눈총을 받고 있다. 구글과 야후 등 포털에 '원유 유출' 등의 문구를 치면 자사의 공식 웹사이트가 최상단에 링크되도록 하는 데는 하루 1만달러 이상이 든다. 8일 BP의 시가총액은 사고 이전보다 43%(810억달러 증발)나 줄었으며 주가는 최근 15개월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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