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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세계 관광지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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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세계 관광지도 바꾼다

입력
2010.06.0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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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휴양지 발리. 이 곳 기념품 가게 진열대의 물건들은 몇 년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발리인들이 숭상하는 힌두교 신들을 새긴 조각들이 주를 이뤘으나, 이제는 부처 상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세계적으로 중국 관광객이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관광지들이 중국인들의 기호에 맞춰 이처럼 ‘신의 얼굴’까지 바꾸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실제 지난해 세계적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은 전년도에 비해 5.2% 증가해 4,220만명이 이르렀다. 쓰는 비용은 더 많이 증가해 2008년보다 16%나 올라 무려 420억달러(약 52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관광객의 폭발적인 증가가 지난 30년간 세계 여행업계의 가장 큰 사건이라고 분석하고, 1980년대 일본 관광객의 폭증 현상과 비견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를 방문한 각국 여행자들 중 중국인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백화점과 ‘쁘렝땅’백화점은 자세한 중국어 안내문을 냈다. 미국의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아침 식사로 중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중국어가 능숙한 직원들을 고용했다. 메리어트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J.W.메리어트 주니어는 최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인 관광객들은 해외 여행에 대한 왕성한 욕구를 가지고 있고, 재력도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세계 각지의 리조트 체인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을 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자국 가이드를 앞세워 패키지 여행에 나서고, 주로 중국인이 운영하는 호텔과 레스토랑을 찾는다는 특징 때문에 현지 여행업계의 고민도 많다. 또 중국인들은 숙박 장소 등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며, 쇼핑에 여행의 목적을 둔다고 한다. 어떤 명품을 살지가 최대 관심거리라는 것이다. 최근 상하이 사무실을 폐쇄한 ‘아프리카 고급 사파리 운영자’ 폴 험프리씨는 “중국에서 오는 고급 여행객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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