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에서 ‘역적’ 신세인 일본 축구대표팀 수비수 다나카 툴리오(29)가 브라질에선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다나카는 지난 4일(한국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공을 걷어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골잡이 디디에 드로그바(32)의 오른팔을 ‘힘차게’ 걷어찼다. 다나카는 이에 앞서 자책골을 넣는 실수로 0-2 패배를 자초해 자국팬의 원성을 한 몸에 받았다. 코트디부아르 국민은 오른쪽 팔꿈치 골절상을 입은 드로그바가 수술했다는 소식에 분노했다.
그러나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죽음의 조’로 불리는 월드컵 G조에 속한 브라질과 북한, 포르투갈은 다나카를 미워할 수 없다.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브라질마저 16강 진출을 자신하지 못한 터라 드로그바에게 중상을 입힌 다나카에게 고마워할 수밖에 없다.
특히 브라질에서 다나카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다나카는 브라질에서 태어난 일본인 3세. 브라질에선 “드로그바를 빠지게 한 툴리오에게 감사한다” “(툴리오를)브라질 대표로 뽑아야 한다” “툴리오는 하늘을 나는 사무라이다” 등의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브라질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다나카의 아버지에게도 브라질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남아공에서 훈련중인 일본 대표팀 캠프에도 다나카와 인터뷰하고자 브라질 기자들이 몰렸다. 다나카는 인터뷰 요청에 입을 꾹 다물었고, 동료가 대신 “부상은 어쩔 수 없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팔꿈치 수술을 받은 드로그바는 8일 스위스 전지 훈련지에 복귀했다. 코트디부아르 축구협회 대변인은 “회복 상태가 좋다. 희망을 얻었다”는 말로 드로그바가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15일 포르투갈과 격돌할 코트디부아르는 21일엔 브라질, 25일엔 북한과 한판 대결을 펼친다.
이상준기자 j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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