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주(州)는 11월 중간선거에 나설 후보를 뽑는 정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8일 치른다. 3연임 금지 규정에 묶인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후임을 노리는 후보와 상원의원 출마 주자 등을 뽑는다.
캘리포니아 예비선거가 미 전역의 주목을 받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예비선거 때 함께 찬반을 묻는 '주민발의안(Proposition) 14'의 파격적 내용이 그 이유다.
발의안은 소속 당에 따라 후보를 각각 뽑는 지금까지와 달리, 모든 출마자들을 당 소속에 관계없이 한 투표용지에 올린 뒤 그 중에서 본선에 나설 최종 후보 2명을 뽑는 방식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정 당에의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유권자가 투표할 수 있고, 후보들 역시 당에 소속되거나 연계될 필요가 없다. 통과되면 다음 선거부터 전국단위 선거(연방의원과 주지사 등, 대통령은 제외) 후보를 이 방식으로 뽑게 된다.
이 발의안이 나온 것은 뼈저리게 절감한 파당정치의 폐해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극심한 재정위기에도 불구, 민주ㆍ공화 양당이 대립해 주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는 비상사태를 겪었다. 발의안은 주정부가 의회의 볼모가 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중도적 유권자들을 의식하게 해 후보들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것이 목표다. 이 방식은 아벨 말도나도 부지사가 지난해 주 상원의원 당시 제안,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미 언론들은 "워싱턴의 낡은 의회를 개혁하는 혁신적 모델"로 평가한다.
찬반 논란은 뜨겁다. 찬성론자들은 의원들이 당 아닌 국민을 위한 의정을 펼치게 돼 극단적 정쟁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반대하는 쪽은 이 방식이 선거에서 당의 역할을 최소화해 두 거대 정당 이외의 소수 당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한다.
정당정치의 후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 최종 후보 2명이 같은 당에서 나올 가능성도 우려된다.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강세지역이라 당연히 공화당의 반발이 거세다. 한 여론조사 결과는 찬성 60%, 반대 27%여서 통과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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