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만화가 박재동(57ㆍ사진) 화백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취임준비위원장에 선임됐다. 지방교육의 수장인 교육감 취임식을 총괄하는 자리를 만화가가 맡게 된 것이다.
곽 당선자 측은 8일 "취임준비위원장 후보로 교수, 시민 단체 관계자 등 다양한 인물이 거론됐으나 박 화백이 최종 낙점됐다"고 밝혔다.
당초 교육계 주변에선 수도 서울의 교육을 책임지는 서울시교육감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비중있는 교육계 인사가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런 전망이 완전히 빗나갔다.
진보성향의 곽 당선자는 서울 교육에 새바람을 불어넣으려면 파격적이고 신선한 인물이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고, 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박 화백을 직접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올해 초 사석에서 처음 만나 교육 관련 대화를 나눴고, 이후 가까워졌다고 한다. 박 화백은 "교육 문제에 대해 곽 당선자와 여러 면에서 생각을 공유했다"며 "특히 경쟁 위주의 현행 시스템으론 정상적인 학교 교육이 어렵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서울대 미대 출신인 박 화백은 한 중앙언론사에서 시사만평을 그리기도 했으며, 지난해엔 국회 연구단체인 '대중문화&미디어 연구회'가 주관한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만화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 휘문고 미술교사 경력이 있으며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편 곽 당선자는 이날 지역인사와 전문가 등이 방과후 학교 강사로 참여하는 지역사회형 네트워크 학교를 도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울시민 여러분, 학부모 여러분 감사드립니다'제목의 이메일 당선인사에서 "우리 동네 예술가, 체육인, 문학인, 기업인 등을 방과후 학교 선생님으로 모셔 사교육이 흉내 낼 수 없는 전문적인 방과 후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기존 방과후 프로그램과 달리 인성교육 및 진로교육 등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게 곽 당선자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곽 당선자는 방과후 학교에 사설학원의 참여를 제한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곽 당선자 측 관계자는"예체능 분야 등 학교에서 담당하기 힘든 특기분야를 저렴하게 가르치려면 사설학원의 참여는 필요하다"며 "당선자가 내세운'지역사회 네트워크'는 학생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활용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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