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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대 세습 굳혀가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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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대 세습 굳혀가는 북한

입력
2010.06.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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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그제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단행한 국방위원회와 내각 개편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관심을 끈다. 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26) 후계체제의 구축과 지난해 11월 단행한 화폐개혁 후유증 수습이다.

우선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국방위 부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안정적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의 남편인 장성택은 오랫동안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를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의 2인자 자리에 앉힌 것은 김정은으로 권력을 물려주는 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려는 의도일 터이다. 3대 세습이라는 불안한 권력 승계를 실세 혈족에 의존해 진행하는 셈이다.

김정은의 위상과 권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김 위원장의 유고사태가 발생할 경우 일부의 분석대로 장성택 중심의 집단지도체제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이 사실상 왕조국가라는 점에서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12년을 전후해 김정은의 후계체제가 상당히 안정적으로 구축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권력 승계과정의 불안정과 급변사태 등에만 주목할 게 아니라 안정된 북한체제를 전제로 일관성 있게 대북정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내각 총리와 부총리들을 대폭 물갈이한 것은 화폐개혁 실패 등 경제 실정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하려는 조치다. 경제를 책임졌던 인사들을 해임하면서 '소환'이라는 표현을 동원한 점도 이례적이다. 내각의 경제팀 개편을 통해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 결과를 토대로 경제를 안정적으로 꾸려나가고 신년사를 통해 천명한 인민생활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최영림 신임 총리가 80세 고령의 구시대 인물이고 새로 기용된 인사들도 대부분 보수적인 당 쪽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경험 등을 참고해 개혁개방으로 나아가기보다는 계획경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뜻이 읽힌다. 북한이 언제쯤 이런 미망에서 깨어날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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