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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이끄는 파워리더/ 4대 은행 리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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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이끄는 파워리더/ 4대 은행 리더들

입력
2010.06.0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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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 깜짝 실적… 그들은 건재했다

올 1분기'어닝 시즌'의 주역을 꼽으라면 은행권을 빼놓을 수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고, 남유럽발 재정위기 속에서도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대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수익을 회복하는'깜짝 실적'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그 만큼 4대 은행을 이끌었던 파워리더들의 역할이 컸다는 반증이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을 이끌고 있는 강정원 행장은 은행권의 대표적 해외파 최고경영자(CEO)다. 2000년 서울은행장이 되기 전까지 씨티은행을 시작으로 뱅커스 트러스트 은행 한국지점, 도이치뱅크 한국지점 등 외국계 은행에서만 20년간 뱅커 생활을 했다. 이런 이유로 금융권 인맥도 대부분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씨티은행 출신인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장형덕 비씨카드 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과 인연이 깊고,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과는 뱅커스 트러스트은행 한국지점에서 6년간 같이 일을 한 적이 있다.

특히 강 행장은 냉철하면서도 추진력이 강한 CEO로 꼽힌다. 2000년 부실 덩어리였던 서울은행의 CEO에 올라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하나은행에 매각시키며 능력을 인정 받았다. 2004년 국민은행장 자리에 오른 뒤에도, 국민은행-주택은행-국민카드 통합작업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40조원이 넘는 자산을 깎아내는 대규모 수술을 단행하는 뚝심을 보였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국민은행을 2005년부터 3년간 연간 순이익 2조원대의 초우량 은행으로 탈바꿈시키고, 지주회사인 KB금융지주 설립(2008년) 작업도 주도했다.

우리은행의 이종휘 행장은 내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은행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70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2007년 우리투자증권 상임고문으로 옮기기 전까지 한빛은행(상업+한일 통합은행ㆍ99년 출범), 우리은행(2002년 출범)을 거쳐 37년간 한 은행에서만 일을 했다. 이 행장은 은행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만큼 친화력을 바탕으로 한'정도(正道)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직원 역량 향상을 통한 고객행복 경영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정도 경영의 핵심 가치다. 이를 위해 이 행장은 영업점 경영성과 평가기준에서 가장 중요시했던 외형평가 지표를 아예 폐지하고 수익성ㆍ건전성 중심의 지표를 강화했다. 특히 사내 게시판인 통통광장에'은행장과 점심을 같이 할 사람을 찾습니다', '은행장과 산책할 사람은 누구든 신청하세요'란 글을 올려 직원들과'번개팅'을 즐길 정도로 친화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금융권에'고졸 신화를 일군 CEO'의 대명사다. 71년 덕수상고를 졸업하자마자 제일은행에 입행에 은행권에 첫발을 디딘 후 82년 신한은행 창업 맴버로 합류했다. 그는 금융권에서는 철저한 영업 성과주의와 조직에 대한 로열티(충성)를 강조하는'신한 DNA'를 그대로 이어받은 인물로 평가 받는다. 지점장 시절 업적 평가대회에서 대상과 금상을 받을 정도로 탁월한 영업력을 발휘한 바 있고, 행장 취임한 후 1년 만에 '순수익 1등 은행'으로 만들어내는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은행 내에서는'지독한 메모광'으로 불린다. 신문을 볼 때 주요 내용을 빽빽이 메모하고 직접 스크랩까지 하기로 유명하며, 웬만한 경영관련 신간 도서는 대부분 읽고 주요 내용을 수첩에 꼼꼼히 정리할 정도다. 또 하루 일정을 분단위로 쪼개 짤 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타고난 건강 체질로 테니스를 즐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전형적인 영업맨 출신의 은행장이다. 2003년 영남사업본부 부행장 시절 태풍 '매미'가 영남 지역을 강타해 자신의 집까지 침수를 당했는데도 모텔을 전전하며 수해지역을 돌며 영업을 전개한 것은 이 은행의 전설이 됐다. 시중 은행장으로는 드물게 증권사(하나대투증권) CEO를 역임하고, 지역특화 영업으로 세계 8위 은행으로 성장한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에서 연수를 하는 등 누구보다도 풍부한 경험을 쌓은 것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즐기면서 일하는'펀(FUN)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아무리 영업을 강조해도 즐겁게 일하지 않는 조직은 성과도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 자신의 영문 이니셜인 JT를 스스로 'Joy Together'로 명명하고 직원들을 다독이며 영업 현장을 이끌고 있다. 실제 그는 노사화합을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웨이터 복장을 하고 직원들을 위해 서비스를 하는가 하면, 머슴 복장으로 공식 행사에 나타나는 등'펀 경영'을 실천하며 하나은행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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