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별명답게 멋지게 부활하길
(이)동국아.
꿈에 그리던 남아공 월드컵에 나가게 된 걸 축하한다. 그 동안 좋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많은 논쟁 속에서 마음고생이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이제는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월드컵에만 집중해라. 동국이가 원하는 경기와 한국의 16강 진출을 위해 그 동안 축적했던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부어라.
부상이 염려스럽지만 소속팀 전북에서 멋지게 부활했던 것처럼 이번 월드컵에서도 감동의 드라마를 써주길 바란다. 국민적 염원이 큰 만큼 어깨가 무겁겠지만 부담 갖지 말고 하던 대로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대표팀 뉴스를 통해 네 소식을 접하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됐다고 하니 이번에는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는다. 부상 당하기 전 좋았던 득점감각을 빨리 끌어 올리길 기도하마.
일본에서 전화 왔을 때 여기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한 말 기억하지. 이제 이쪽은 쳐다보지도 말고 대표팀에 집중해라. 우리는 항상 뒤에서 너를 응원하고 있다.
곧 시작되는 월드컵 무대에서는 핑계가 있을 수 없다. 네가 가진 모든 재능을 쏟아 붓는다면 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보내줄 것이다. '라이언킹'이라는 별명처럼 남아공에서 멋지게 포효하는 네 모습을 보고 싶구나.
●1시간 만에 성사된 사제 관계
'봉동 이장' 최강희(51) 감독의 '너그러운 카리스마'는 이동국(31)이 전북을 선택하고 부활의 날갯짓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2008년 12월의 겨울, 성남에서 방출된 이동국은 쓸쓸히 다음 행선지를 찾고 있었다. 2009년 1월 이동국의 에이전트는 조심스레 전북에 이동국의 입단을 타진했다. 이 소식을 접한 최 감독은 '행운을 잡은 듯' 곧바로 이동국과 통화했고, 서울에서 만남을 갖기로 결정했다. 두 사람이 만나서 합의점에 도달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커피숍에서 만난 둘은 축구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최 감독은 어느 새 '쌍둥이 아빠가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동국의 부활에 대해 더욱 확신했다. 그는 "가정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자식이 생기면 책임감과 가장으로서 의무감이 있기 때문에 더욱 잘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최 감독과 이동국은 만난 지 1시간 만에 구두 계약을 확정했다. 더불어 최 감독은 "스타 선수들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려한다. 하지만 2002년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3개월 정도같이 지냈을 때 동국이가 나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까닭에 쉽게 이야기가 풀렸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이동국의 부활을 100% 확신했지만 정작 팬들조차도 10명 중 9명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 논란이 일었다. 일부 팬들은 '감독의 상태가 안 좋아졌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복덩이'를 얻었다고 신이 났던 최 감독도 '팬들의 불신이 이렇게까지 심한 줄 몰랐다'고 고백했을 정도. 그러나 결국 이러한 비난 여론은 이동국의 득점포 행진으로 2009년 개막 3개월 만에 깨끗이 사라졌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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