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자존심을 건 대작 게임들이 국내서 맞대결을 펼친다. 화제의 게임은 '앨런 웨이크'와 '파이널 판타지 13'이다.
두 게임은 각각 양국을 대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의 격돌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360'과 게임 강국 일본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플레이스테이션(PS)3'용으로 출시돼 게임기 전쟁까지 방불케 하고 있다. 두 게임 모두 국내 시장을 겨냥해 모든 내용을 한글로 바꿔 내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인다.
'앨런 웨이크'
앨런 웨이크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360용으로 최근 국내 출시했다. 이 게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마치 영화처럼 뛰어난 그래픽과 한 편의 추리 소설을 읽는 것처럼 탄탄한 줄거리 때문이다. 한국MS 관계자는 "잘 만든 미국 드라마에 견줄만한 게임"이라며 "에피소드 중심으로 단락을 나눈 구성이 미국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고 평했다. 게임 개발은 영화로도 제작된 '맥스 페인' 시리즈로 유명한 레메디사가 담당했다.
내용은 슬럼프에 빠진 추리 소설 작가가 애인과 함께 여행을 떠난 뒤 악령들에게 시달리는 내용이다. 이용자는 게임 속 주인공이 돼서 달려드는 악령들에게 손전등을 비춰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다음 총으로 물리쳐야 한다.
게임을 시작하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공포영화 '샤이닝'을 연상케 하는 초반 화면이 펼쳐지면서 게임 속 무대가 되는 작은 마을이 실제 풍경사진처럼 펼쳐진다. 바람에 일렁이는 호수의 물결과 흔들리는 나뭇잎 등을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올 만큼 그래픽 묘사가 훌륭하다. 여기에 어둠 속에 있으면 공격받고 밝은 빛 속에 들어서면 적을 물리칠 수 있는 어둠과 밝음의 이중적인 대비를 통해 선악 구조를 묘사한 점도 이채롭다.
무엇보다 치고 받는 액션에서 벗어나 머리를 써서 상황을 타개하고 주변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힌트를 얻어 일을 해결하는 구조여서 게임 초보자들도 흥미롭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중요한 대사가 모두 한글 자막으로 표시돼 편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파이널 판타지 13'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에서 내놓은 '파이널 판타지 13'은 설명이 필요없는 유명한 게임이다. 소니가 내놓은 가정용 게임기 'PS3'용으로 나온 이 게임은 1987년에 1편이 나온 뒤 23년 동안 13편이 나오며 인기를 끈 최장수 역할분담형게임(RPG)이다. 워낙 인기있다 보니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영화로 만들어 개봉하기도 했다.
주인공 일행이 하늘에 떠있는 낙원에 침입한 악당들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독특한 세계관과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이 게임 기술력의 한계를 보여준다.
특히 중간에 등장하는 영상들은 한 편의 영화처럼 정교하다. 진행 방식은 일본 RPG 특유의 주인공과 적이 한 번씩 공격을 주고받는 턴 방식에서 벗어나 실시간 전투 요소를 곁들여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역시 방대한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진행이 어려운 게임인데, 한글 자막으로 출시돼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소니와 게임 개발업체인 스퀘어에서 이 게임에 거는 기대는 대단하다. 개발자들이 지난달 말에 방한해 이용자들과 행사를 가질 정도로 국내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SCEK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앞으로 게임 개발 방향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며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게임들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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