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푸마 '일석이조 사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푸마 '일석이조 사커'

입력
2010.06.07 13:07
0 0

"카메룬팀, 1분 9초 동안 공을 떨어뜨리지 않아 1,400유로를 적립했네요!"

지난달 28일 프랑스 파리 외곽 생 그라티엥(Saint-Gratien)에 위치한 미셸 히달고(Michel Hidalgo) 경기장. 사회자의 외침에 아프리카 축구팀 특유의 경쾌한 댄스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족구를 연상시키듯 그물망을 중심으로 양쪽 선수가 떨어뜨리지 않을 때까지 축구공을 주고 받는 이 경기에 참여한 이들은 이탈리아 인터밀란에서 활동 중인 카메룬 국가대표팀 주장 사무엘 에투 등 세계 정상급 축구 선수들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지만 이들은 이날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이벤트 경기에 참여했다. 스포츠 브랜드 푸마가 '아프리카 공동체 체험'(AUEㆍAfrican Unity Experience) 행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 29일 양일간 파리에서 열린 AUE는 월드컵을 기념하고 아프리카를 후원하기 위한 행사. 카메룬, 가나, 코트디부아르팀 선수들이 참여하는 기부금 모금 경기와 함께 콘서트 등 아프리카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들로 꾸려졌다. 빈곤층도 축구를 함께 즐길 수 있게 아프리카를 보다 나은 환경으로 만들고자 하는 푸마의 사회공헌활동이자 본격적인 월드컵마케팅의 시작인 셈이다.

이날 아프리카 축구 대표 선수들은 '축구공으로 과녁 맞히기', '축구공으로 볼링하기' 등으로 이어진 친선 경기를 통해 총 2만750유로(약 3,000만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 돈은 유엔환경계획(UNEP)을 통해 아프리카의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구하는 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이처럼 독특한 푸마의 월드컵마케팅은 "모든 기업은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수익을 내야 하며 사회 환경과 자연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기업은 장기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요헨 자이츠 회장의 경영철학과 잇닿아 있다. 올해 초 푸마는 FIFA 공인을 얻은 아프리카 대륙 공동 유니폼 '아프리카 유니티 킷'을 선보이고 이번 AUE 일정에 맞춰 이와 동일하게 만든 티셔츠 '유니티 레플리카 저지'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 수익금의 일부 역시 아프리카 생태계 보호 기금으로 사용된다.

같은 맥락에서 푸마는 1997년 카메룬을 시작으로 이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4개팀을 포함한 13개 아프리카 축구팀을 13년째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카메룬 등 아프리카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푸마의 AUE 행사에 기꺼이 참여한 것도 오랜 인연 때문이다. 차두리가 활동 중인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의 카메룬 선수 모하마드 이드리수는 "축구는 아프리카의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 탈출구로, 글로벌 기업의 후원이 선수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결국 푸마측은 아프리카 선수 후원을 비롯해 장기적으로 꾸준히 진행하는 사회공헌활동이 AUE 등의 단기 월드컵 프로모션의 효과까지 크게 높이는 몫을 톡톡히 한다고 믿고 있다. 테렌스 패리스 푸마 유럽 마케팅 총괄 매니저는 "최근 파리에서 열린 AUE 행사 이후 매장에서 '유니티 레플리카 저지'를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며 "착한 쇼핑을 할 수 있어 구매에 만족을 느끼는 고객도 많다"고 설명했다

자이츠 회장은 "지속가능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기 위해 푸마가 스포츠와 음악, 문화를 아우르는 일종의 DJ역할을 하는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파리=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