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이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4ㆍ스페인ㆍ랭킹2위)을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정상에 올려 놓았다.
2005~2008년 이 대회 4연패에 오른 나달이 2년만에 5번째 롤랑가로스의 주인공으로 다시 섰다. 이로써 통산 7번째 메이저 타이틀(프랑스오픈 5번, 윔블던과 호주오픈 각각 1번)을 챙긴 나달은 또 '덤으로' 세계랭킹 1위 자리도 확보했다. 그는 또 최연소로 클레이코트 200승을 올리는 등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썼다.
7일(한국시간)새벽 프랑스 파리 외곽에 자리잡은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남자단식 결승에서 나달이 로빈 소더링(25ㆍ스웨덴ㆍ7위)을 2시간 18분만에 세트스코어 3-0(6-4, 6-2, 6-4)으로 꺾고 사상 첫'클레이 슬램'을 달성했다. 클레이 슬램이란 같은 해 남자프로테니스(ATP) 3대 클레이코트 대회(몬테카를로, 로마, 마드리드)와 메이저대회인 프랑스 오픈을 석권한 경우를 말한다.
지난해 이 대회 32강전에서 소더링에게 막혀 16강에도 오르지 못했던 나달은 한층 성숙한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이며 우승까지 무실 세트로 롤랑가로스를 점령했다.
1세트를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한 나달은 2세트 게임스코어 0-1에서 자신의 서비스 게임 때 소더링의 강한 힘에 밀려 15-40 타이브레이크 위기에 몰렸지만 동점을 만든 뒤 두 차례 듀스접전끝에 게임을 따내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나달의 게임을 브레이크 했다고 믿었던 소더링은 나달의 끈질긴 추격에 '기가 꺾여' 오히려 자신의 게임을 내주며 일방적으로 무너졌던 것.
나달은 12번의 타이브레이크 찬스를 맞아 4번을 자신의 점수로 연결시킨 반면, 소더링은 8번의 찬스를 모두 무산시키는 등 경기운영능력에서 고스란히 실력 차가 드러났다. 소더링은 위너(공이 상대 코트에 떨어졌는데 상대가 받아치지 못했을 때 얻는 점수)포인트에서 32-28로 앞섰지만 실책을 나달보다 29개나 많은 45개 쏟아내 자멸했다.
나달은 경기 후"지난해 무릎부상으로 매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늘 내 생애 최고로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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