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숨겨진 빚 2조6000억弗… 유럽괴담에 떨고있는 은행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숨겨진 빚 2조6000억弗… 유럽괴담에 떨고있는 은행들

입력
2010.06.07 08:43
0 0

유럽의 금융기관들이 2조6,000억달러(약 3,210조원)의 ‘빚 폭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3국이 전세계 금융기관에 갚아야 할 빚이 무려 2조6,000억달러(2조2,000억유로)에 달하는데, 이들 채권을 보유한 프랑스, 독일 등의 금융기관들이 구체적 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어 유럽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과 경제위기 공포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이 같은 부채는 유럽전체의 국내총생산(GDP)의 22%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3국 정부와 민간이 발행한 채권은 프랑스가 2,290억유로, 독일 2,260억유로, 영국 1,030억유로, 미국 540억유로 등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금융기관 별로 보면 은행이 1조650억유로, 공공기관 5,670억유로, 기타금융회사가 5,340억유로를 떠안고 있다. 하지만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들은 구체적인 부채내역을 유럽연합(EU) 회원국끼리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고 루카스 D. 파파데모스 유럽중앙은행(ECB)부총재가 NYT에 우려를 표명했다. 섣불리 부실규모를 공개했다가 자칫 불안한 투자자들의 연쇄 예금인출사태 벌어질까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실채권의 실상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치방크의 경우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3국의 국채 5억유로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3국 국영은행과 수백개의 모기지(장기주택대출) 기관에 빌려준 돈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반면 2002년 절세를 위해 본사를 두바이로 옮긴 독일계 데파은행은 부실채권 규모를 비교적 상세히 공개했다. 데파은행과 모기업인 히포부동산홀딩스가 지난 3월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공공부분에 804억유로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하자 독일인들은 자신들의 예금이 그렇게 많이 외국에 대여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히포부동산홀딩스의 경우 이미 올해 1분기 2,600만유로의 부동산관련 채권을 부실로 추가해 총 부실채권이 39억유로로 늘어난 상태다. ECB의 추산에 의하면 유럽의 대형은행의 부실채권은 1,230억유로에 달할 것이며 내년 1,050억유로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말 유럽을 방문해 유럽각국 지도자들에게 유럽 금융기관들도 지난해 말 미국 금융기관처럼 철저한 ‘스트레스 테스트(자본건전성 점검)’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파파데모스 ECB부총재는 “7월까지 유럽은행들이 스트레스테스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