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공식 기록이 없는 아열대 조류 뻐꾸기사촌(가칭)이 제주에서 촬영됐다.
제주도생태사진연구회 회원인 사진가 김기삼(54)씨는 6일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습지 인근에서 우연히 이 새를 발견, 3시간 동안 추적한 끝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촬영에 성공했다.
김씨는 관습에 따라 뻐꾸기목(Cuculiformes) 또는 두견목(杜鵑目)에 속하는 이 새의 한국명을 임시로 뻐꾸기사촌이라 명명했다. 이 새의 영어명은 Lesser Coucal이고, 학명은 Centropus bengalensis다.
뻐꾸기과의 새는 다른 종의 새 둥지에 알을 낳는 탁란(托卵)성 습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 새는 직접 둥지를 짓고 새끼를 키우는 습성이 있다.
이 종은 중국 남부, 대만,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는 종으로 좀처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는 2006년 5월 충남 태안군 격렬비열도에서 이 새의 사체 1개체가 발견된 적이 있으나 아직 한국조류목록에는 공식적으로 등재돼 있지 않다.
박물관 관계자는 “최근 기후 변화에 의해 아열대성 조류들의 서식지가 확장되면서 이 새가 제주까지 날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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