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상단 로켓 모형을 공중에 매달아 놓고 페어링 분리시험을 한 건 우리가 세계에서 처음일 겁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구조팀에서 페어링 분리시험을 맡은 공철원, 이종웅 두 선임연구원은 나로호 2차 발사 준비과정 중 가장 아찔했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상단 로켓 모형에 페어링 한쪽만 조립해 놓고 크레인으로 들어올렸어요. 공중에서 분리화약이 폭발해 페어링이 떨어지면 밑에서 그물로 받아야 하는데, 분리화약 폭발 때의 반발력 때문에 상단 전체가 흔들리면서 모형 전체가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고장이 날 수도 있었던 거죠."
모형이 잘못되면 발사준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늘 것은 자명한 일. 하지만 나로호 사고상황을 실제와 유사하게 재현하기 위해선 강행해야 했다.
보통 페어링 분리시험은 지상에 고정된 1단 로켓 위에 상단과 페어링을 조립해 놓고 분리 화약을 터뜨리는 방식이다. 폭발이 고정된 위치에서 이뤄지니 비교적 안전하다.
1차 발사 때 페어링 분리화약이 터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고려해 고안한 시험 역시 난제였다. 볼트 한두 개로 상단로켓과 페어링을 연결한 채 공중에 매달아 놓고 분리화약의 폭발력 이외의 다른 힘에 의해 분리되는 상황을 재현한 것.
공 연구원은 "연결부위가 툭 끊어져 버릴까봐 진땀을 흘렸었다"며 "1차 발사 때의 모든 비정상 상황을 재현해 정확한 원인분석을 하려고 별 수를 다 썼었다"고 말했다. 총 7회의 페어링 분리시험 가운데 이 같은 비정상 상황을 가정한 시험은 2차례 이뤄졌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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