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형 질병으로 불리는 결핵 A형간염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환자가 급증해 공중 위생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결핵환자 수가 3만5,845명에 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4만5,925명을 기록한 1993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감염되는 A형간염도 지난해 환자 수가 1만5,000명으로 10년 새 150배나 증가했다. 흔히 볼거리로 부르는 유행성이하선염 감염 환자수는 지난해 6,399명으로 8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보건 당국의 방심이 가장 큰 원인이다. 보건 당국은 위생ㆍ영양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하는 이들 전염병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예방접종 캠페인 등의 대응을 예년에 비해 소홀히 해 왔다.
시민들이 예방접종을 제대로 하지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위생 환경이 좋지 않은 시절 유년기를 보낸 40, 50대보다 위생 여건이 크게 개선된 환경에서 자란 20, 30대 A형간염환자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 이를 보여 준다.
심태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정부에서 결핵을 뿌리 뽑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요즘은 이미 사라진 병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라며 '한국 국민 중 3분의 1이 결핵균을 지니고 있는 만큼 예방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백승운 삼성서울병원 간암센터 교수는 "해외여행이 늘면서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국가를 방문했다 A형간염에 감염되거나 어학연수를 떠났다 병에 걸린 경우도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단체 생활에 유의해야 이 같은 질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최은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볼거리는 공기 중의 타액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만큼 단체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주의해야 한다"며 "볼거리 자체는 대부분 자연치유 되지만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어 다른 부위에 이상이 있다면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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