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일 정운찬 총리를 청와대로 불러 "업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6·2 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여권 지도부가 사퇴를 표명하면서 정 총리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정 총리의 재신임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있는 발언이다.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이날 "어제 이 대통령이 정 총리를 청와대로 불러 '흔들리지 말고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며 "다른 배석자는 없었고 대통령에게 사의 표명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상황에서 정 총리가 사의를 타진했고 이 대통령이 이를 만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 한 여권 관계자는 "정 총리가 이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나 다른 통로를 통해 사의 뜻을 밝히자 이 대통령이 업무에 전념하라는 뜻을 전달하며 만류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야당이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고 일부 여당 의원들이 세종시 수정 추진을 주도한 정 총리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음에도 정 총리가 국정 운영에 최선을 다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사의표명-만류'라는 배경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청와대는 정 총리의 거취문제와 상관없이 지방선거 선거결과에 따른 민심을 수렴하고 국정쇄신을 위해 이달 중 7, 8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이상의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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