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네하라 마리 지음ㆍ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발행ㆍ512쪽ㆍ1만5,000원
"전쟁과 재건사업 등 짭짤한 비즈니스에 재미를 들인 미국은 세계 모든 국가를 해체, 미국의 주로 만드는 '팍스 아메리카나' 사업에 주력할 것이다. 인류 모두가 미국 시민이 돼버린 마당에 전쟁을 일으킬 하등의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382쪽)
, 등 독특한 책으로 국내에도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여성작가 요네하라 마리가 새 미래학에 도전했다.
100가지 발명 주제를 내놓고 답하는 그의 관심은 가히 박물학적이다. 님비족의 불만까지 근본적으로 없애버린 이동식 화장(火葬)실, 한겨울에 손 시리지 않게 독서하는 법 등 생활 주변에 관한 것에서 빈 라덴 체포법, 태풍에 대비한 자구책, 해수면 상승과 사막화를 막는 법 등 지구적인 데까지 이른다.
'비아그라도 무색케 할 무적의 성욕 증진법' 등 선정적 소재를 다룰 때도 진지한 논의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최신 과학 정보를 앞세우기 때문이다. 각 항목에 두세 컷씩 딸린 삽화는 그가 직접 그린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독선에 대해 신랄한 야유를 퍼붓는 이 책은 저자가 지식인으로서 나름의 책무를 다하려 했다는 증거물이기도 하다. 저자는 56세이던 지난 2000년, 암으로 세상을 떴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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