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일 (현지시간)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뤄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측에 전달했다.
박인국 주 유엔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안보리 의장을 맡고 있는 클로드 헬러 멕시코 대사를 면담하고 이 서한과 함께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 보고서 영문 요약본을 직접 제출했다.
정부는 이 서한에서 민ㆍ군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정전협정 2조 12ㆍ15항과 유엔헌장 7장을 위배한 것"이라며 안보리의 엄중 대응을 촉구했다. 안보리 의장은 이사국들에 서한을 회람시킨 뒤 의제 채택 여부와 추후 의사일정 등을 결정한다.
이와 관련,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싱가포르에서 김태영 국방장관과 만난 뒤 안보리가 결의안 대신 의장성명을 채택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게이츠 장관은 "한국이 결의안과 의장성명 중 어느 쪽을 추진하려는지 확실치 않다"며 "이는 추가적 도발에 대한 우려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안보리 상정 논의를 강행한다면 우리가 초강경 대응해도 미국과 유엔 안보리는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재 결의안 채택 등을 논의하면 추가 핵실험 등 군사적 시위를 감행할 수 있을 시사한 것이다.
주 제네바 북한대표부 리장곤 공사는 3일 "한반도 긴장이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을 만큼 고조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천안함 사태 해결 없이는 6자회담도 성과를 거둘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가진 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추구하며 가장 가난한 국가로 남느냐, 핵을 포기하고 경제 발전과 남북공존의 길을 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기조 연설을 통해 안보리 회부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번에도 북한을 용인한다면 그것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적당히 시간이 흐르면 북한의 잘못이 묵인된다고 생각한다면 북한의 도발은 되풀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 국방장관들은 싱가포르에서 만나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5일 게이츠 장관을 접견, 전작권 전환 연기 문제 등을 논의한다.
이영섭기자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