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일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다시 찾았다. 2일 지역구에서 지방선거 투표를 하고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귀가한지 이틀 만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이날 달성군에서 열린 대구시당 지방선거 해단식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사회자가 자신을 소개하자, 웃음만 짓고 인사말도 하지 않았다.
달성군수 선거에서 자신이 지원한 한나라당 이석원 후보가 패한 것을 의식한 듯 했다.
요즘 박 전 대표의 머리 속은 매우 복잡하다. '선거의 여왕'이란 별칭에 걸맞지 않게 안방에서의 패배로 스타일을 구겼고, 여권의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직ㆍ간접적 책임론도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에게도 정치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친박계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출마로 위기를 정면돌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대중 지지도와 영향력만 움켜쥐고 있으려 할 게 아니라 책임지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 문제를 포함한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 등 보다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박 전 대표가 일선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당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당권 문제를 논의하는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 전여옥 "박근혜, 조용필이 동네 노래방서 노래한 격"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인 전여옥 의원은 4일 6ㆍ2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 지원 유세만 나선 것과 관련해 "어떤 분들은 조용필씨가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잡아놓고 동네 노래방에서 노래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지방선거에서 박 전 대표의 역할과 관련해 "당내에선 안타깝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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