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속성상 승자와 패자의 분위기는 명확히 극과 극으로 나뉜다. 이번 6ㆍ2 지방선거에서도 당선자들은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반면, 낙선자들은 일단 자세를 낮추며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
경남지사 선거에서 패배한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는 4일 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고향에 남아 법인체 등의 조직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2년 뒤 19대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선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현역 단체장으로 각각 3선과 재선에 도전한 한나라당 소속 안상수 인천시장과 정우택 충북지사는 3일부터 후임 당선자를 위한 인수ㆍ인계 준비에 들어갔다.
안 시장은 임기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시정을 정리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 이후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은 것 같다. 안 시장측 관계자는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 "아직 정해진 바 없고 검토해 보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정 지사는 퇴임 후 해양수산부장관과 재선의 국회의원 경력을 적극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한다. 정 지사측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중앙정치와 충북을 위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석패한 민주당 한명숙 후보는 당분간 주변을 정리하면서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진 검찰 항소심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정치 행보 가능성과 관련,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본인의 권력 의지가 크지 않은 데다, 서울시장 출마도 야권연대를 위한 역할을 맡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후보는 어떤 위치에서라도 대여공격과 야권승리를 위한 정치적 역할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4일 국회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를 방문, "2012년에는 'MB(이명박) 스톱'이 아니고 'MB 아웃'이 돼야 한다"며 "평당원 신분이지만 2년 동안 야권이 승리하는데 역할이 있다면 맡는 게 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 계획에 대해선 "천천히 생각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국민참여당 창당을 주도한 유 후보가 2012년 총선을 겨냥해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유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47.8%의 득표율을 올려 15%이상 득표자에 대한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되는 선거법을 적용받는다. 유 후보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지지자들의 모금을 받는 '유시민펀드'를 통해 4일만에 41억원을 모았다.
유 후보 측 관계자는 "선관위 일정상 유시민펀드 투자자들은 8월초께 원금과 이자를 계좌를 통해 상환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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