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화(사진)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들에게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주문했다. 다른 선진국들과 호흡을 맞췄다가는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고, 이는 경제의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와 세계은행(WB)이 주최한 개발콘퍼런스에 참석한 이종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 회복성장 속도가 빠른 아시아 국가들이 다른 선진국과 출구전략의 보조를 맞추면 경기가 과열될 수 있다”며 “사전에 시장에 충분한 신호를 주면서 단계적으로 금리를 정상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수석은 아시아의 나라들에 대해 “근본적으로 과잉생산 상태로 접어들었다”며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면 더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 문제와 함께 이 수석은 외화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 통제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쓸 필요는 없지만 한국경제는 외화 유동성 문제로 위기를 여러 번 겪었다”면서 “이 때문에 국내외 시장의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투기를 목적으로 초단기로 움직이는 자본에 대해서는 적절히 제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국내 지점과 국내은행간 거래 등을 통해 단기 외채 증가하면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는 만큼 사전적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해서 이 수석은 “겉보기와 달리 심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위기 때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신속히 대응했다”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들을 종합하면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한국의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아주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부산=정민승기자 mj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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