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새 총리 선출 과정에서 민주당내 최대 세력을 이끄는 오자와 이치로(小澤) 전 간사장에 대한 찬반 구도가 더욱 뚜렷해졌다. 7월로 닥친 참의원 선거, 임기만료로 9월에 다시 치러질 민주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오자와씨와 거리 유지를 어떻게 하느냐가 간 나오토(菅直人) 정권의 최대 고민거리다.
간 새 총리는 4일 취임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총리 대변인격이자 사실상 내각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관방장관에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국가전략장관을 내정했다. 당을 책임질 간사장에는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행정쇄신장관 기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당 출신의 센고쿠 장관은 반 오자와 그룹의 중심이며 에다노 장관은 정치자금문제를 들어 오자와 간사장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온 인물이다. 새 내각과 민주당 주요 간부 진용의 반오자와 색채가 선명하다.
앞서 간 총리는 전날 당 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한 오자와 간사장은 최소한 얼마 동안은 조용히 있는 편이 본인을 위해서도, 민주당을 위해서도, 일본 정치를 위해서도 좋지 않겠나"고 오자와 영향력 배제를 분명히 했다. 이날 대표 경선 출마 유력 후보였던 오카다(岡田) 외무, 마에하라(前原) 국토교통장관이 "오자와 영향력 배제"를 전제로 간 총리를 지지한 영향도 크다.
하지만 150명 안팎의 오자와 세력이 잠자코 있을 리 없다. '백의종군' 하는 오자와씨는 이날 지지 의원 모임에 참석해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 의원을 두고 "지긴 했지만 129표는 우리의 단결의 표시"라며 9월 실시될 다음 당대표 경선에서 "한번 더 단결하면 과반수가 불가능하지 않다"며 독자 후보를 내세워 간 총리와 대결할 뜻을 밝혔다.
간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전원이 참가하는 당"을 강조하며 "보복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 "선거가 끝나면 당파도 없다"며 당의 분열을 경계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