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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새 총리에 간 나오토/ 평범한 가정·시민운동가…'풀뿌리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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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새 총리에 간 나오토/ 평범한 가정·시민운동가…'풀뿌리 총리'

입력
2010.06.04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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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보통 가정에서 태어난 풀뿌리 정치인이 총리가 되는 자체가 일본 정치에 새로운 일이다.” 4일 취임한 간 나오토(菅直人ㆍ63) 일본 총리는 전날 민주당 경선 출마 기자회견서 이렇게 말했다.

일본 집권 민주당이 또 한번 일본정치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쓰고 있다. 반세기 넘는 자민당 일당 지배를 지난해 처음 선거로 종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시민운동으로 정치에 몸을 담은 총리를 배출했다. 선대의 후광을 입거나 아예 지역구를 세습 받는 ‘직업정치인’이 태반인 일본 정계에서 드문 일이다. 간 총리는 1955년 자민당 창당 이후 자민ㆍ사회당 연정(1994년)을 이끌었던 사회당 무라야마(村山) 총리를 제외하고 자민당에 적을 둔 적이 없는 유일한 총리다.

도쿄(東京)공업대 응용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던 그가 정치에 첫 발을 디딘 것은 1974년.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운동가이며 자원봉사자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와 선거를 돕는 깨끗한 선거운동을 평생 관철한 이치카와 후사에(市川房枝) 참의원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우면서부터다. 1980년 사회당 탈당파들이 결성한 사회민주연합 후보로 처음 중의원 의원에 당선해 시민운동의 편에 서는 정책통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자민당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꿈이었지만 사회당 세력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한 간은 “새로운 시민세력으로 정권을 교체하겠다”며 1994년 신당사키가케에 입당한다.

총리감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자민ㆍ사회ㆍ사키가케 연정 시절인 1996년 후생장관을 맡을 때이다. 당시 에이즈 감염 혈액제재 피해자들이 정부를 비판하자 “책임 없다”는 관료들에 맞서 직접 진상조사팀을 꾸렸고 결국 정부의 잘못을 입증하는 문서를 발견해 피해자들에게 눈물로 사죄했다.

사키가케에서 한 배를 탔던 하토야마(鳩山) 전 총리와 구 민주당을 창당해 공동대표가 된 게 1996년. 2년 뒤 일부 의원을 흡수해 신 민주당을 출범시킬 때도 대표였으며 2003년 오자와(小澤) 전 간사장이 이끄는 자유당과 합당해 지난해 정권교체의 지반을 구축했을 때도 간 총리가 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었다.

개혁 이미지가 강하지만 합리적이고, 말보다 정책실행력이 두드러진다는 간 새 총리가 7월 참의원 선거까지 민주당의 지지를 얼마나 회복할지 주목된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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