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총재와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지낸 유창순 전 국무총리가 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1918년 평남 안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양공립상업학교와 미국 헤이스팅스대를 졸업했다.51년 한국은행 도쿄지점장을 시작으로 뉴욕사무소장과 부총재 등을 거쳐 61년 한국은행 총재가 됐다. 62년 상공부장관, 63년 경제기획원장관 등을 지내며 60년대 박정희 정부의 중화학공업ㆍ수출 주도 경제개발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깊이 간여했다.
그는 82년 제15대 국무총리로 재직했고, 한국적십자사총재, 한미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특히 89~93년 비기업인 출신으로 처음 제19,20대 전경련 회장을 맡아 산업화 시대의 경제 발전을 이끈 주역으로도 활약했다. 이후에도 전경련 명예회장, 롯데제과 고문, 호남석유화학 회장, 국제연합 한국협회 회장, 대신경제연구소 회장 등 직함을 이어갔다.
고인은 88 서울올림픽 유치에도 크게 기여했다. 81년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있으면서 서울올림픽 유치 대표로 활동했고, 전경련 회장 시절에는 유치위원장이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현대가(家)와의 그 같은 인연으로 97년 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고, 2002년 현 한나라당 대표인 정몽준 의원이 이끌던 '국민통합21' 창당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애자 여사와 아들 순정 순형 순일 순호 순제씨와 딸 진명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5일 오전 9시. (02)3010-2631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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