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제5회 동시지방선거는 오후 들어 투표율이 급증하는 특징을 보였다. 4년 전 제4회 선거보다 상승폭이 한층 가파랐다. 오후 6시 투표 종료를 몇 시간 앞두고 트위터에 투표 독려 글이 쇄도하면서 투표율이 동반 상승, 젊은층의 참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2년 대선 당시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투표를 독려해 젊은 층이 결집된 힘을 보여줬던 것을 연상시킨다. 트위터는 휴대폰에서 짧은 글을 작성해 다른 사람들의 휴대폰, 인터넷 등으로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매체다.
젊은층에서 인기가 많은 탤런트 신세경은 오후 5시 트위터에 '투표장에 꼭 갑시다'라는 동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고, 이를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 퍼뜨렸다. 소설 의 작가 김탁환씨도 '놀랍다, 뜻밖이다, 통쾌하다. 이런 단어로 가득한 책을 오늘 밤 읽고 싶으시면 지금이라도 투표장으로 가주세요'라는 글로 투표를 독려했다.
예술인들의 경품 캠페인도 화제가 됐다. 화가 임옥상씨는 "투표를 한 사진을 보내주면 내 판화 1,000점을 선착순으로 선물한다"고 발표해 투표 마감 전 1,000명을 모았다. 탤런트 권해효, 소설가 박범신, 시인 안도현 등도 공연 초대권, 저서 등을 주겠다며 젊은층을 투표소로 향하게 했다.
일반인들의 투표 독려도 눈에 띄었다. "20대가 투표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ActressYN), "후회 없이, 부끄럽지 않게 투표합시다"(Yiafro) 등의 글이 끝없이 이어졌다.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한 것을 자랑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젊은 유권자들은 각자 투표소 푯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나 카페 게시판 등에 올렸다. 댄스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미료는 기표한 부분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왼손에 든 채 찍은 사진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 선거법 위반 논란을 낳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강원, 인천 등 전통적으로 보수 후보가 강세를 보였던 지역에서 진보 후보들이 선전한 것은 젊은층이 투표에 많이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특히 오전에는 낮다가 오후에 급속히 높아지는 현상은 극적 대역전이 일어났던 2002년 대통령 선거 때와 비슷해 '2002 어게인' 현상이라고 부를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촛불집회를 계기로 20대들의 정치적 관심이 커져 왔고 젊은이들이 등록금이나 청년실업 등 문제를 정치권에서 해결해 주길 바라는 심리가 투표율 제고로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허정헌기자
이태무기자
남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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