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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6·2/ 진보 진영, 보수후보 난립에 막판 조직표 결집 '돌풍'

입력
2010.06.0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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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 교육감 선거 판세

교육감 선거는 돌풍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진보 진영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기 민선 교육감 가운데 진보 성향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유일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16개 시도 가운데 무려 5명의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다.

특히 광주와 강원에선 전국교직원노조 출신 후보들이 현직 교육감을 눌렀따.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진보 교육감 당선과 전교조 출신 교육수장의 등장으로 교육계는 일대 변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진보 벨트' 형성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추진했던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정책은 진보 진영의 교육 브랜드로 자리잡았고, 서울과 호남, 강원으로 전파되면서 그 위력을 실감케 했다.

산술적으로는 16개 시도 가운데 보수 교육감의 숫자가 11명으로 5명의 진보 교육감을 압도하지만 서울 경기 지역이 갖는 교육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교육정책의 주류는 이들 진보 교육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자는 이미 선거 과정에서부터 정책 공조를 통해 수도권을 혁신교육벨트로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학급당 학생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창의적 지성을 키우는 혁신 학교의 확대 ▲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 비리 척결 ▲ 초중학교에서의 보편적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가 이들의 공통 공약이었다.

전교조는 첫 교육감 배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자와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당선자는 전교조 지부장 출신의 진보 인사다. 이들은 각각 안순일 광주시교육감, 한장수 강원도교육감 등 현직 교육감을 누르고 당선됐다.

전교조 출신 교육수장이 배출되면서 전교조에 대한 정부 정책이 변화할 지 주목된다. 교육의 핵인 서울과 경기에 진보 성향의 후보들이 당선되고,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 나오면서 정부가 지금처럼 '전교조 때리기'를 계속 하는 것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민노당 가입 혐의로 파면ㆍ해임 방침이 정해진 전교조 교사들의 무더기 징계도 새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를 보일 게 분명하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자 등 진보 성향의 교육감 후보들은 전교조 교사들의 해임ㆍ파면에 대해 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징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전교조 출신의 교육감들 역시 징계의 부당성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보수 후보의 난립과 진보 진영의 결집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약진한 것은 보수 후보의 난립과 진보 세력의 결집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서울에서는 선거전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출신의 이원희 후보가 투표용지 게재순위의 '1번 프리미엄'과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바른교육국민엽합의 지원을 통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 나간 것으로 조사됐으나, 6명에 이르는 보수 후보의 난립과 진보 성향의 조직표 결집 등으로 선거 막판 판세가 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권이 교육감 선거를 전교조대반(反) 전교조 구도로 무리하게 몰아간 것이 오히려 보수 후보들에겐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전교조 저격수’로 알려진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전교조 교사들의 명단 공개를 강행한 데 이어, 교과부의 전교조 교사 파면·해임 방침을 밝힌 것이 진보 진영의 결집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진보 진영이 곽 당선자를 일찌감치 단일후보로 내세운 반면 보수 후보들은 현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 단일화에 실패한 점도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출구조사 결과 남승희(11%), 김영숙(10%) 두 여성 후보가 모두 10%이상의 비교적 높은 득표력을 보이면서 선전했다.

사상 첫 민선 여성 교육감의 탄생

부산에선 용호초등 교장을 지낸 임혜경 후보가 전교조 부산지부장 출신인 진보 성향의 박영관 후보를 따돌리고 교육감에 당선됐다. 1960년대 초반 국내에 교육감 제도가 도입된 이후 여성교육감은 64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임명한 최정숙 제1대 제주도 교육감이 유일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여성 후보들의 득표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 지역별로 '어머니 교육감'을 표방하며 학부모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서울에서도 남승희(전 서울시 교육기획관), 김영숙(전 서울 덕성여중 교장)이 10%대의 득표를 하면서 선전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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