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1일 오전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된 4명이 노이슈티프트 캠프를 떠났다. 동고동락했던 동료를 떠나 보내는 대표팀 구성원들의 마음은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지난달 30일 벨로루시전에서는 0-1로 졌다.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 팀 분위기 침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어수선함을 정리하고 빠른 속도로 분위기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지난 31일 알프스 고지에 올라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 대표팀은 1일 티볼리노이슈타디온에서 최종 엔트리 선정 후 첫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전 열린 스페인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캡틴' 박지성은 후배들에게 즐기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경기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세계 최강팀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마음 씀씀이가 돋보였다.
오후 6시부터 훈련이 시작되자 1만 6,000여 명을 수용하는 아담한 티볼리노이슈타디온에는 심기일전의 각오가 충만했다.
두 패로 나뉘어 실시된 발리 슈팅과 다이빙 헤딩슛 연습에서는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멋진 슈팅이 나올 때는 '오우~'하는 감탄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고, 멋쩍은 실수를 저지르는 선수를 향한 폭소도 만발했다. 9대9 미니게임이 진행되자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인 정해성 코치가 나섰다. 정 코치는 훈련 때마다 '굿~', '나이스 플레이~' 등의 추임새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정 코치 특유의 걸걸한 목소리는 이날 따라 유난히 크게 메아리쳤다.
허정무 감독은 슈팅 연습에서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잇달아 골 네트를 가르며'녹슬지 않은 솜씨'를 과시하던 허 감독은 슈팅 도중 잔디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어 선수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수문장 출신답지 않게 날카로운 슈팅 실력을 뽐내던 김현태 골키퍼 코치는 박주영의 슈팅에 등을 맞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모두 벨로루시전과 최종 엔트리 선정 과정에서 겪은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버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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