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가 빠졌을 때 이를 복원하는 시술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잇몸 뼈에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인공 치아를 덧씌우는 임플란트 시술이다. 둘째, 빠진 치아 양쪽 옆에 있는 치아를 뾰족하게 간 뒤 이를 지지대로 삼아 인공 치아를 끼워 넣는 브리지 시술이다.
최근 이들 두 가지 시술의 단점을 개선한 새로운 보철 치료법인 '휴먼브릿지'가 국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치과의사인 권오달 박사가 2004년 개발한 이 보철 치료법은 금의 탄성을 이용하고 보철물을 끼우는 삽입 경로를 바꾼 것이다. 종래 위에서 끼워 넣던 것을 옆으로 끼워 넣는 방식으로 바꿨다.
휴먼브릿지의 최대 장점은 무삭제ㆍ무소음ㆍ무마취 등 '3무'다. 휴먼브릿지 보철 시술을 하면 보철물을 얹기 위해 주변 치아의 일부를 갈지 않아도 되고(무삭제ㆍ무소음), 임플란트처럼 마취나 잇몸을 째고 뼈(치조골)를 뚫는 수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마취도 필요 없다(무마취).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 등 63개국에 특허를 등록하거나 출원 중이다.
휴먼브릿지는 당뇨병ㆍ고혈압 등 만성 질환자나 잇몸 뼈가 부실한 고령인, 치아 삭제나 임플란트를 위해 잇몸 뼈에 구멍을 뚫는 것을 두려워하는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법이다. 김석균 강남예치과병원 진료원장은 "시술 기간이 30분 내외로 짧고 치아 본을 뜬 뒤 3~5일이면 장착할 수 있다"며 "하지만 치아가 3개 이상 상실됐거나, 양 옆에서 지지할 수 없는 어금니는 시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근우 연세대 치대 교수팀은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치과의사협회 학술대회에서 휴먼브릿지를 23명의 환자에게 적용해 25개월간 추적ㆍ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환자 보철물이 탈락하거나 깨진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또한 보철물 주변의 치주조직은 안정되고, 비교적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X선 촬영 결과에서도 뼈 손실이 정상적인 한계 안에서 나타났다. 저작력ㆍ심미성ㆍ견고성도 양호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휴먼브릿지가 기존 임플란트나 브리지 시술을 상당히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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