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있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사의 위법사실이 확인될 경우, 형사 처벌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재앙으로 번지고 있는 멕시코만 사태로 막대한 정치적 타격을 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에릭 홀더 법무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BP 관련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와 처벌 가능성을 동시에 언급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원유유출사태 조사위원회와의 만남 직후 백악관 로즈가든 기자회견에서 “조사를 통해 (BP에 대한) 위법사항이 발견될 때엔 (민ㆍ형사상)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사위원회에서 “수사결과 그 어떤 위법 세력이 드러나더라도 비호가 이뤄져선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이날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방문해 멕시코만 방제현장을 지켜본 홀더 장관은 더욱 강도 높게 공격적인 수사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직접 BP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유출사태에 연루된 이들의 모든 움직임에 대해 심층적인 수사를 벌일 것”이라며 “만일 수사과정에서 증거를 숨겼거나 거짓 증언을 하는 등 관련자들의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무겁게 처벌할 것이다”고 말했다. 홀더 장관은 ‘철새보호협정(MBTA)’, ‘미국 수질 환경법(Clean Water Act)’등 원유유출 책임을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들을 제시하면서 BP에 민ㆍ형사상 가능한 모든 처벌이 이뤄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미 당국의 결연한 수사의지가 확인되자 1일 뉴욕증시에선 BP 주가가 15% 이상 폭락, 사태 발발 이후 시가총액이 무려 700억 달러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사고수습 비용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썼다고 밝힌 BP를 놓고 시장 일각에선 “BP가 인수될지 모른다”는 우울한 관측도 나왔다.
한편 BP는 1일부터 원유 누출 수직 파이프를 잘라내고, 그 부위에 소형 차단 덮개를 씌운 후 파이프를 다시 연결해 기름을 바다 밖으로 뽑아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방법이 성공하더라도 일시적으로 기름 유출량이 20%이상 급증할 수 있으며, 이전 시도들과 마찬가지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 사태가 완화되길 기대하기 어렵다고 2일 AP통신 등이 내다봤다.
에드 오버튼 루이지애나 주립대 교수는 “심해에서 지름 20인치(50.8m)의 파이프에 21인치(53.34m)짜리 덮개를 씌우는 작업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술자들에겐 악몽과 같은 일”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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