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시켜서 찍지 않았어. 내가 원하는 사람 찍었지. 재미있네.”
평생을 무적자(無籍者)로 살다가 지난해 말 주민등록증을 처음 발급받은 86세 이경순 할머니(본보 5월24일 13면)가 약속대로 생애 첫 투표를 했다. 그는 지방선거가 열린 2일 오전 11시 서울 성북구 석관고에 마련된 석관 제3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까막눈인 할머니는 선거 공보물이 집에 오자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몇 시간에 걸쳐 각 후보들의 됨됨이와 경력을 꼼꼼히 공부했다는 후문이다.
투표 후 이 할머니는 “기분이 매우 좋다. 고맙고 반갑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면 꼭 하겠다. 아 참, 내가 뽑은 사람이 돼서 일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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