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피해자 진술 번복해도 인정" 법원, 원심 깨고 성폭행 가해자에 3년형 선고

술에 취한 상태였던 성범죄 피해자가 일부 진술을 번복했다고 해서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잘못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상철)는 2일 피해 여성이 술에 취해 잠든 틈을 타 성관계를 맺은 혐의(준강간)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 손모씨가 애초 자신의 자취방으로 들어온 김씨에게 고함을 질렀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정신을 잃어 소리를 지르지 못했다’고 번복했고, 자신이 침대로 옮겨진 과정 등 몇 가지 대목에 대해서도 진술을 바꿨다”며 “그러나, 이는 술에 취한 상태를 구체적으로 부각하려고 강조하다가 나타날 수 있는 결과인 만큼 세세한 부분의 진술 번복만으로 손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자신의 회사에 지원한 손씨가 면담 식사 자리에서 술에 만취하자 그의 자취방까지 따라가 손씨가 잠든 틈에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