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상황을 입증할 시뮬레이션 분석에서 폭발 이후 물기둥 부분을 제외하기로 했다. 또 합조단은 북한 어뢰에 새겨진 1번 글씨의 잉크 성분과 비교하기 위해 북한 등 각국의 잉크 자료 수집에 착수했다.
윤덕용 합조단장은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물기둥이 치솟는 버블제트(bubble jet) 현상은 천안함 선체가 절단된 후에 발생했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한국보다 기술이 뛰어난 미국에서도 버블제트 현상까지 다 분석하는 데 1년 이상 걸렸다"며 "버블제트를 단계별로 분석한 외국의 데이터를 기초로 물기둥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입증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조단 고위 관계자도 "시뮬레이션은 폭발 이후 선체가 쪼개진 1.1초까지면 충분하다"며 "침몰 원인이 다 밝혀진 상황에서 물기둥의 존재를 입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물기둥과 관련해 합조단은 지난달 20일 조사 결과 발표에서 "백령도 해안 초병이 높이 100m, 폭 20~30m의 하얀 섬광 기둥을 봤다고 진술했다"고 물기둥의 존재를 공식 확인했다. 반면 천안함에 승선해 있던 좌현 견시(見視)병은 "얼굴에 물이 튀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합조단이 제시한 시뮬레이션은 어뢰 폭발의 충격이 천안함에 가해져 선체가 부러지기 직전까지의 장면이 담겼다. 이에 따라 윤 단장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물기둥을 포함해 최종 시뮬레이션 결과는 7월 중 나온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예산이 1억원으로 워낙 적다 보니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뮬레이션을 완성하기보다는 빨리 끝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합조단 관계자는 이날 "어뢰에 새겨진 1번 글자의 잉크가 어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북한 등의 잉크 자료를 수집한 뒤 비교할 것"이라며 "다만 아직 1번 글자의 성분 분석은 글자를 훼손하지 않고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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