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럽고 사랑과 훈훈한 정이 가득 찬 우리 아들에게.
스물 한 살의 나이로 세계인이 주목하는 월드컵 경기에 참가하다니 참으로 자랑스럽기 그지 없구나. 아버지도 밟지 못한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뤄줘서 너무 고맙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올림픽 대표팀으로 그리고 국가대표로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가슴 뿌듯하다. 그리고 K리그 명문팀 FC서울에서 스코틀랜드 명가 셀틱까지. 앞으로 더욱 더 뻗어나갈 네 모습이 기대되는구나. 지금껏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냈듯이 대표팀에서 어떤 위기가 찾아와도 (기)성용이가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자신감을 가져라.
2010년 남아공월드컵 무대에 서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팀에 공헌할 수 있는 선수로 열심히 뛰기를 바란다. 그렇게 기다려왔던 월드컵 무대이니만큼 후회 없이 뛰고, 국위를 선양 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경기 마다 담대함과 '하면 된다'는 각오로 네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모두 발휘해 줬으면 한다. 충분히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힘내라.
200% 긍정의 생각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골도 넣어서 네 인생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월드컵 경기로 남았으면 좋겠다. 네 뒤에는 항상 성용이를 응원하는 가족과 축구팬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우리는 항상 마음 속으로 너와 함께 뛰고 있다.
16번 기성용, 16강~ 가자~!
■ 조기유학의 결단/ 축구·영어 두마리 토끼잡기 결국 성공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장은 아들 성용(셀틱)의 조기 유학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하지만 유학 행선지가 브라질, 유럽이 아니라 호주라는 점에서 다소 의외였다. 영어 교육, 축구 환경 등을 최우선 조건으로 꼽은 기영옥 협회장은 유소년축구 선진시스템을 자랑하는 브라질, 네덜란드가 아닌 호주를 선택했다. 또 당시 호주 브리즈번의 축구아카데미에는 김판근 코치가 터를 잡고 있었던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기성용의 호주 유학길은 장밋빛 미래가 아닌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강구책이었다. 기 협회장은 "성용이가 축구 선수로서 대성하지 못할 경우를 고려해 어떻게 '생계'를 꾸려 갈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결국 영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만 있다면 성용이가 축구계에서 심판, 행정, 지도자 등을 하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성용은 다른 유학생들과는 달리 현지인이 운영하는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영어 공부에 힘을 쏟았다.
기성용은 광양제철중 1학년 때 홀로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어린 나이에 타지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법 하지만 기성용은 흔쾌히 호주행에 고개를 끄덕였다. 기성용은 그렇게 호주에서 4년6개월간 유학 생활을 한 뒤 금호고 2학년으로 다시 편입했다.
김판근 코치가 만든 축구아카데미 환경은 당시 한국의 유소년 시설보다 우수해 기성용은 축구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또 기성용이 당시 청소년대표팀(16세 이하)에서 활약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틈틈이 각급 대표팀에서 뛰면서 국가대표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기성용이 올림픽과 국가대표팀에 뽑히는 등 유명세를 타자 기성용이 다녔던 브리즈번의 축구아카데미는 유학생 수가 한 해 50명까지 급격히 늘어났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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