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박용만(55) 두산그룹 회장이 한국 재벌기업의 국제화를 선도하는 신세대 재벌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한국 연속극에 등장하는 전형적 재벌과는 다른 남자’라는 제하의 인터뷰 기사에서 박 회장이 권위적인 한국의 전형적 재벌이 아니라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신세대 리더라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사생활을 스스럼없이 공개하면서 트위터를 하다 만난 사람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재벌 가문에서 태어난 행운아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이룬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5년 전 두산 형제간의 다툼 속에 거액의 분식회계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전력에 대해서 “한때 자랑스럽지 못한 일이 있었지만 이후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갖는다”면서 “두산은 지금 가장 투명한 회사 중 하나이며 경쟁력 있는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났다”고 주장했다.
FT는 박 회장이 한국에서 기업 구조조정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OB맥주 등 선대부터 내려온 가업을 포함, 과감히 내수용 소비재 사업을 매각하고 외국 건설ㆍ중공업 회사들을 잇따라 인수하는 등 두산의 체질을 완전히 탈바꿈시켰다고 전했다.
또 미국의 건설장비 회사 밥캣 등을 인수하면서 책임자를 현지인으로 임명하는 등 과거 한국 재벌들이 철저히 한국인 위주의 경영진을 고집해 현지화에 실패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두산이 한국 재벌 국제화에 새 모델을 제시했다는 것.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