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중일 정상회의/ 韓日 "3국 공조" 압박에 中 수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중일 정상회의/ 韓日 "3국 공조" 압박에 中 수세

입력
2010.05.30 13:02
0 0

"천안함 사태가 회의를 지배했다." 외신기자들은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제주 한중일 정상회의의 전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3국 정상회의에서는 모든 논의가 천안함 사태로 귀결되는 분위기였다. 정상들은 30일 회의를 마무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천안함 사태를 거론했고, 이는 3국 견해 차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3국 공조를 강하게 거론했고,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면서 수위를 낮추는데 진력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 확실한 (대북 제재) 절차를 밟아야 하며 중일 정상들도 저와 뜻을 같이한다고 생각한다"며 희망의 최대치를 언급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오후부터 방일하는 원 총리와 계속해서 의사소통을 긴밀하게 해 나가고자 한다"며 원 총리를 압박했다. 이 때 원 총리는 어색한 표정을 보였다. 한일이 공세적이었고, 중국은 수세적이었다.

천안함 사태에서 찰떡 공조를 보인 한국과 일본은 시종 회의를 주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29일 1차 세션에서 천안함 희생자 묵념을 주도한데 이어 30일 2차 세션에서도 "북한에잘못된 메시지를 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과 일본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두 정상의 부인들 사이에서도 그대로 재연됐다. 김윤옥 여사는 이날 낮 정상회의장 인근에서 미유키(幸)여사와 점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반갑게 포옹했다. 오찬장인 주변을 함께 살펴보면서 다정한 대화를 나누었다. 미유키 여사는 제주 앞바다를 보면서 "한 폭의 그림 같다"고 말한 뒤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일간 밀월과는 달리 중일 간에는 미묘한 갈등이 감지됐다. 30일 정상회의에서 하토야마 총리는 핵 안보정상회의 주제인 '핵 없는 세상' 문제를 들춰냈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 감축 움직임과 달리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증강하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30일 오후부터 진행될 원 총리의 방일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사사하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이번 정상회의가 3국간 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높였다는 평가도 많이 나왔다. 합의 문건인 '3국 협력 비전 2020'등 의미가 적지 않은 합의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3국의 실무진들은 "상당한 성과가 있었는데 천안함 사태로 인해 조명을 덜 받았다"고 아쉬워했다.

동북아 공동 번영과 공동체 형성을 지향하면서 3국 정상이 합의한 사안들은 3국 협력의 새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 이유는 3국 정상회의 등을 지원하고 협력 업무를 조정할 상설기구인 3국 협력 사무국을 내년에 서울에 두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 대통령의 제의로 합의된 사무국은 한국, 일본, 중국 순으로 사무총장을 맡아 동북아 공동체의 실제적인 추진기구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협력 비전 2020'은 향후 10년간 협력의 로드맵을 담았다. 여기에는 동반자적 협력 관계 제도화 및 강화, 공동 번영을 위한 지속가능한 경제협력, 지속가능한 개발 및 환경보호 협력 방안 등이 들어 있다.

제주=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