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0장 그림 하나 하나에 고대 역사관 설명
삼국지, 그림으로 만나다 / 서성 지음
유비, 관우, 장비가 형제의 연을 맺은 도원결의, 유비가 제걀량을 세 번 찾아간 삼고초려, 관우가 다섯 장수의 목을 벤 오관참장…. 240장의 그림으로 ‘삼국지’의 내용을 한눈에 보여준다. 그림은 중국 명대 말기인 1591년 난징에서 간행된 ‘삼국지통속연의 만루본’에 실린 것들로, 삼국지 등장인물들의 서로 다른 개성과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중문학자인 저자는 그림마다 연관된 고사성어 풀이를 붙여서 이해를 돕는다. 도원결의 그림 곁에 삼국지의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인 ‘분열이 오래가면 통합되고 통합이 오래가면 반드시 분열한다(分久必合, 合久必分)’를 실어 중국 고대의 역사관을 설명하는 식이다. 삼국지를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줄거리를 안내하고, 이미 읽은 독자들에게는 삼국지의 맥락을 떠올리게 해준다. 천지인ㆍ516쪽ㆍ2만5,000원.
이왕구기자 fab4@hk.co.kr
■ 유대인촌·부인과의 사랑…샤갈의 발길 따라
샤갈 / 재키 울슐라거 지음
풍부한 색채로 신비롭고 환상적인 작품세계를 창조한 마르크 샤갈(1887~1985)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 중 한 사람이다. 영국의 미술평론가가 쓴 샤갈 평전인 은 러시아 변방 비테프스크의 유대인촌에서 태어난 샤갈이 시대적 소용돌이 속에서 파리, 뉴욕 등을 떠돌며 독특한 시각언어를 확립해가는 과정을 충실하게 따라간다.
저자는 샤갈 작품에 영향을 미친 요소들을 유대주의, 러시아, 그리고 첫 번째 부인 벨라에 대한 사랑으로 요약한다. 샤갈재단이 제공한 사진들을 실어 볼거리도 풍성하다. 물론 직접 보는 것에 비할 순 없다. 샤갈의 주옥같은 작품들은 한국일보 주최로 11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004년 ‘색채의 마술사_샤갈’전 이후 6년 만에 다시 열리는 샤갈전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최준영 옮김. 민음사ㆍ760쪽ㆍ3만9,000원.
김지원기자 eddie@hk.co.kr
■ 삶의 마지막 순간 보듬는 특별한 고양이
고양이 오스카 / 데이비드 도사 지음
치매 노인 재활요양원인 미국의 스티어하우스에서 신비한 능력을 발휘한 ‘호스피스 고양이’ 오스카에 대한 이야기다. 요양원을 집처럼 편안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의료진이 데려온 오스카는 평소와 달리 죽음이 임박한 환자가 있으면 그들 곁에서 시간을 보낸다.
노인의학 전문의이자 브라운대 의대 교수인 저자는 환자 가족들을 만나 오스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저자는 오스카를 관찰하고 환자 가족들을 취재하면서 오스카가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오스카가 정말 임박한 죽음을 예측할 수 있는지, 어떻게 죽음을 예견할 수 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그는 우리가 오스카에게 본받을 것은 삶의 마지막 순간을 보듬어 안는 깊은 공감과 위로라고 말한다. 이지혜 옮김. 이레ㆍ288쪽ㆍ1만2,000원.
김경준 기자
■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은 연설 뒷얘기
위대한 연설 100 / 사이먼 마이어 등 지음
로마의 키케로부터 나폴레옹, 처칠, 덩샤오핑, 마거릿 대처, 빌 게이츠, 버락 오바마 등 역사상 인물들의 명연설 100편의 중요한 대목을 모았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라고 한 루스벨트, '제 인생 최대의 투쟁을 시작해야 할 시기에, 누구에게도 증오심을 품지 않으려 합니다'라고 한 간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한 마틴 루터 킹 등 역사의 주요 장면에서 시대정신을 대변하며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은 연설을 한 인물에 대한 소개와 연설이 행해진 배경 등을 정리했다.
그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현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는지, 좋은 연설의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위대한 인물들은 행동뿐만이 아니라 말로써 세상을 움직였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한다. 이현주 옮김. 쌤앤파커스ㆍ437쪽ㆍ1만8,000원.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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