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여간 항공화물 운임을 담합해 온 국내외 항공사 21곳이 무더기로 적발돼 1,200억원 가량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국적항공사를 포함해 16개국 21개 항공화물 운송사업자들이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유류 할증료를 신규로 도입하거나 변경하는 방식으로 운임을 담합해온 혐의를 적발, 시정명령과 함께 1,19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02년 6월 대한항공과 루프트한자가 한국발 유럽 등 국제 노선에 대한 유류 할증료 도입을 합의한 뒤 이듬해 초 항공사 대표모임(BAR)에서 17개 항공사가 ㎏당 120원의 할증료를 도입키로 하는 등 2007년 7월까지 수 차례 국제 담합을 지속해 왔다. 홍콩발 한국행(7개사), 유럽발 한국행(10개사), 일본발 한국행(5개사) 등의 할증료 담합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세계 항공사는 1990년대말 항공 화물운임 인상을 목적으로 유류할증료를 도입하려다가 실패하자 각 지역 노선별로 담합을 추진했다"며 "이런 담합으로 국내 산업의 수출경쟁력에도 심각한 피해를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별 과징금은 ▦대한항공 487억원 ▦아시아나 207억원 ▦KLM항공 78억원 ▦캐세이퍼시픽항공 41억원 ▦에어프랑스-KLM 54억원 ▦일본항공 39억원 ▦에어프랑스 37억원 등이다. 단 대한항공은 자진신고를 통해 실제 과징금 부과액은 절반 이하인 22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김학현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번 사건은 지금까지 공정위가 처리한 최대 국제 카르텔 사건"이라며 "외국 사업자의 행위도 국내시장에 반경쟁적 영향을 미치면 반드시 조치를 취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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