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교 운영비 등 용도로 교부 받은 공금을 빼돌려 개인 쌈짓돈으로 사용한 해외 주재 출신 공무원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들은 횡령한 돈으로 현지 별장, 가구 등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감사원에 따르면 전 주(駐) 영국 한국교육원장 A씨는 2006년 12월부터 08년 11월까지 6차례에 걸쳐 교육원이 사용하고 남은 예금 잔액 54만223파운드(약11억원)를 본인 명의의 정기 예금 계좌에 빼돌렸다. A씨는 여기서 생긴 이자 수입(7,545파운드) 중 7,480파운드(약 1,600만원)을 생활비 등으로 썼다.
A씨와 마찬가지로 교육과학기술부 출신인 B씨도 주(駐) 키르기즈스탄 한국교육원장을 지내면서 현지 시장에서 백지영수증을 구입해 허위로 비용을 기재하는 방법으로 공금 25만8,000달러(약 2억9,500만원)를 빼돌렸다. 이 교육원이 지난 2006년 2월부터 4년간 교육과학기술부 등으로부터 받은 교부금의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B씨는 이 돈으로 현지 아파트와 별장, 농지 등을 사들였다.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로 불리는 키르기즈스탄 수도 인근에 위치해 있는 이 별장 가격은 5만 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 외에도 처남의 국내 계좌로 공금을 송금한 뒤 처남 명의로 주식을 매입했다. B씨는 감사원 조사에서 "자녀들과 함께 나중에 키르기즈스탄에서 살 목적으로 별장과 농지를 구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駐) 멕시코대사관 문화 홍보관으로 근무했던 C씨(현재 문화체육관광부 4급) 역시 교육원이 2007년, 2008년 사용하고 남은 예금 잔액 1,775달러, 2,840달러를 빼돌려 가구 구입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공금 6,466달러(약 700만원)을 횡령했다.
감사원은 공금 횡령 사실이 드러난 이들 3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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