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턱수염이 남성다운 멋을 내는 하나의 도구지만, 예전만해도 남자의 수염은 지저분함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그라운드를 누비는 축구스타들에게는 예외. 턱수염은 강한 인상을 상대에게 심어주면서 전쟁터의 장수처럼 용맹스러움을 뽐낼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축구 전문사이트 골닷컴은 26일(한국시간) '월드컵을 빛낸 턱수염 스타 10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10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브라질의 '천재 공격수'소크라테스다. 요란한 머리 모양새와는 달리 소크라테스의 플레이는 세련되고 간결했다. 브라질의 원조 '황금 4중주'로 1980년대 지코-팔카우-세레조와 함께 브라질 축구를 이끌었다. 운동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술과 담배를 즐겼고, 은퇴 후에는 의학도의 길을 걷기도 한 괴짜다.
턱수염하면 빠질 수 없는 이탈리아의 젠나로 가투소도 이름을 올렸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가투소는 검은 머리와 턱수염을 휘날리며 중원에서 상대 공격수들을 거친 플레이로 위협했다. '싸움닭'미드필더의 교본과 같은 존재다. 전성기가 지나 예전만큼의 넓은 활동량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그의 수염 카리스마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남아공월드컵에서도 가투소의 수염은 아직 유효하다.
이어 94년 미국월드컵 때 주장으로서 미국을 16강에 올려놓았던 '염소수염'알렉시 랄라스, 카메룬의 축구영웅 로저 밀러 등도 턱수염 스타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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