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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15/ '그리스 빠른 골잡이엔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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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15/ '그리스 빠른 골잡이엔 당한다'

입력
2010.05.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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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6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알타흐 캐시포인트 아레나에서 열린 그리스와 평가전에서 매서운 경기력을 뽐내며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1차전을 대비하고 있는 '허정무호'에 해법을 제시했다. 특히 북한의 스트라이커 정대세(가와사키)는 혼자서 2골을 뽑아내는 등 끊임없이 그리스 수비진을 괴롭혀 경기장을 찾은 허정무 대표팀 감독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남겼다. 정대세가 그리스의 장신 수비진을 상대로 어떤 공략 해법을 제시했는지 되짚어본다.

#1-장신 수비진 상대로 세트피스 활용

그리스의 최대 장점은 높은 제공력. '트윈타워'를 형성하고 있는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리버풀)와 반겔라스 모라스(볼로냐)는 각각 192cm, 193cm의 장신. 또 192cm의 공격수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셀틱)도 세트피스 허용 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한다. 이 같은 '통곡의 벽'은 페널티지역을 장악하면서 웬만한 크로스를 모두 걷어낸다.

이런 점을 인지한 북한은 전반 23분 문전으로 띄우는 프리킥이 아닌 땅볼로 내주는 세트피스로 상대 수비진을 뚫었다. 홍영조(FK로스토프)가 아크 밖 왼쪽에서 내준 짧은 패스를 이어 받은 정대세는 아크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다 지체 없이 오른발슛을 날려 상대 골네트를 갈랐다.

#2-느린 수비수 뒷공간 침투

그리스는 키가 커서 발이 느리다는 약점이 있다. 북한은 이러한 약점을 끊임없이 파고드는 공격 전개로 그리스를 공략했다. 북한은 이날 발 빠른 정대세와 홍영조를 활용해 뒷공간을 노리는 공격을 펼쳐 효과를 봤다. 특히 전반 33분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뒷공간 패스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미드필드 부근에서 박남철이 왼쪽 측면으로 침투하는 정대세에게 롱패스를 연결했다. 정대세는 따라붙은 루카스 빈트라(파나시나이코스)를 빠른 스피드로 따돌린 뒤 오른발 강슛을 날렸다. 그리스는 골키퍼 미할리스 시파키스(아리스)가 가까스로 쳐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한국으로선 공간 침투 능력이 빼어난 이청용(볼턴)과 박지성(맨유), 박주영(AS모나코) 등을 활용하면 득점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3-위험 지역에서 수비수 반칙 유도

그리스 수비진은 손을 잘 쓰는 특성이 있다. 거친 수비수들은 상대 공격수들의 빠른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에 반칙으로 끊는 행동을 종종 연출한다. 이는 유럽 예선에서도 많이 나왔다. 특히 키르기아코스와 모라스는 위험지역에서 파울을 자주 범해 실점 위기를 좌초한다.

이날 전반 35분에도 키르기아코스는 페널티킥을 불어도 무방했던 반칙을 범했다. 정대세가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으로 저돌적으로 돌파했다. 정대세를 놓친 키르기아코스는 손을 썼고, 정대세는 넘어졌다. 주심은 정대세의 항의를 외면했지만 엄격한 판정이 이뤄지는 월드컵에서는 페널티킥을 불어도 무방했던 상황. 한국은 그리스의 위험 지역에서 드리블 돌파로 상대 반칙을 유도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4-크게 펼쳐 상대 수비수 교란

그리스의 잘 짜여진 수비 조직력은 단순한 패스로 뚫을 수 없다. 최대한 상대의 굼뜬 동작과 폭 넓지 못한 수비 범위를 활용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그라운드를 좌우로 폭넓게 쓰며 빠른 대각선 패스를 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그리스 수비진은 공격 가담 후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는 속도가 느리다. 이럴 때 다른 수비수가 커버를 해줘야 하는데 발이 느린 탓에 허점을 노출한다.

북한은 후반 7분 상대의 볼을 가로챈 뒤 미드필드 부근에서 그대로 오른쪽 측면 공간으로 침투하던 정대세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정대세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저돌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장면에서 미처 자리를 잡지 못했던 니코스 스피로풀로스(파나시나이코스)는 헛발질 실수를 범했다. 이로 인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은 정대세는 통쾌한 동점골을 터트렸다.

김두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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