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유쾌한 도전’을 위한 마지막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24일 한일전에서 기분 좋은 완승을 거두며 2010 남아공월드컵 전망을 밝힌‘허정무호’는 26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뮌헨을 경유해 오스트리아에 입국, 노이슈티프트에 베이스 캠프를 차리고 이날 밤 12시에 첫 훈련을 치르며 결전지 입성 준비를 시작했다.
에콰도르와 일본을 연파하며 A매치 4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허정무호’는 해발 1,200m 고지인 노이슈티프트에서 남아공 고지대 적응도를 높이고 ‘맞춤형 전술’을 가다듬으며 16강 진출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각오다.
전술 기본 틀은 이미 확정됐다. 에콰도르전과 한일전에서의 용병술을 고려할 때 허 감독은 남아공에서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4-2-3-1 포메이션을 유연하게 적용하며 16강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 부상 선수의 회복에 따른 변수가 있지만 베스트 11에 대한 구상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 하다.
적정 분석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허 감독은 박태하 코치를 대동하고 이날 열린 그리스와 북한의 평가전을 직접 관전했다. 그리스는 수비진의 약점을 노출하며 정대세(가와사키)에게 두 골을 내주고 2-2로 비겼다. 그리스 수비수들은 체격 조건은 좋지만 순발력과 스피드가 떨어지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수 차례 북한에 결정적인 골 찬스를 내줬다.
같은 날 정해성 코치는 김세윤 비디오 분석관과 바텐스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찾았다. 나이지리아의 강점은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한 공격진의 파괴력.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이날 은완코 카누(포츠머스), 치네두 오바시(호펜하임), 오바페미 마틴스(볼프스부르크),은소포르 오빈나(말라가) 등 주축 공격수들을 동원하고도 헛심공방 끝에 득점 없이 비겼다.
허 감독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에콰도르, 한일전에서 확인된 우리의 허실을 바탕으로 그리스, 나이지리아의 전력 분석 결과를 아울러 ‘맞춤형 전술’을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차례 평가전으로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의 전력을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허 감독은 ‘유쾌한 도전’을 선언하며 월드컵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신감을 꼽았다.
평가전에서 드러난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력은 태극 전사들이 ‘정면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연승 행진으로 사기 충천한 ‘허정무호’가 파죽지세를 이어가며 오스트리아를 ‘약속의 땅’으로 삼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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