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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지역 살리는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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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지역 살리는 일꾼

입력
2010.05.26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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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은 누구나 어렵고 낙후된 곳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런 곳이 대부분이다. 아기 울음소리가 그친 지 오래이고, 마을마다 빈집이 늘어나고 있으며, 학생이 없어 많은 학교가 문을 닫았다. 급속한 경제성장 속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이 농어촌이다. 그러나 지금 농어촌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역마다 잘 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대규모 산업단지를 유치하는가 하면 생활서비스와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또한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며 지역의 유무형 자원을 소득과 연계시키기도 한다. 지역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는 몸부림이다.

전북 장수군은 산간오지의 조그만 군이다. 넓은 옥답도 변변한 소득원도 없다. 추위가 일찍 오고 늦게 풀리는 등 기상조건도 불리하다. 이러한 취약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장수군만의 경쟁력 강화 전략이 필요했다. 세밀한 지역 진단을 통해 내린 결론은 지역 순환농업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였다. 장수군에서는 8,000호에 달하는 농가를 전수조사하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경쟁력있는 품목을 발굴하여 ‘5·3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5,000만원 이상의 농업소득을 올리는 농가를 3,000 호 이상 육성하는 것이다.

경남 함양군은‘100+100 운동’을 전개하여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앞의 100은 1억 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100호 이상의 가구, 뒤의 100은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을 100명 이상 모시는 구체적인 목표를 말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품목별 조직을 만들고 예산을 지원하여 사업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고령자를 최대한 배려하는 다양한 복지시책을 펼치고 있다.

강원 화천군은 추위 밖에 달리 내세울 자원이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추위를 활용하여 산천어 축제를 개발하였고, 매년 관광객 100만 명 이상을 모으는 아시아 3대 겨울축제의 고장이 되었다. 나비축제의 고장 전남 함평군 역시 나비를 새로운 지역 브랜드로 탄생시켜 지역축제를 통한 지역개발의 모범 사례가 되었다.

우리 농어촌의 경쟁력 강화 노력은 서구나 일본에 비하면 아직 그 역사가 짧고 시행착오 또한 적지 않다. 그런데도 좋은 경험과 사례들이 쌓이고 있다. 그 공통된 전략은 ‘기획-실천-점검-협력’이다.

우선, 정확한 지역 진단을 통해 구체적 아이디어를 모으고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고유의 자원과 특성이 무엇인지 철저한 자기 진단을 통해 차별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예산이 없어서, 사람이 없어서, 자원이 없어서 안 된다’가 아니라 작은 일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우수한 지역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회성 전략이 아니라 지역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정부 정책과의 연계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을 추진하는 데는 지역 주체 간의 연계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역 주민과 전문가가 힘을 합쳐 지역자원을 발굴하고 발전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중심에서는 지자체장이 역할을 다해야 한다.

6월 2일은 지역의 일꾼을 뽑는 날이다. 지역의 부존자원을 발굴하고 그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역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 많이 뽑히기를 기대해본다.

오세익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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