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어제 2차 전략경제 대화를 마치고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천안함 문제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번 회담 중국측 공동의장인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양국이 한반도의 안정유지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 일치를 이뤘다"면서 관련국들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해 천안함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함으로써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측 공동의장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천안함 사건은 지역안정에 심각한 도전"이라며 "이 상황은 미국과 중국이 함께 대응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라고 강조해 결을 달리 했다.
처음부터 천안함 사건에 대해 판이한 입장을 보여 온 양국인 만큼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강조해온 중국이 명백한 물증으로 뒷받침된 조사결과에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은 실망스럽다. 중국은 이틀간의 회담 진행 기간에도 외교부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천안함 사건에 대해 거듭 관련국들의 냉정과 절제를 강조했다.
한반도 안정에 중요한 지정학적 이해를 갖는 중국이 한반도 긴장을 원치 않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중국의 신중한 자세는 한국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의 표현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무모한 대남 군사도발을 억제하지 못하면 궁극적인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중국이 더 잘 알 것이다. 자신들의 국익을 위해서라도 북한의 군사도발을 막는 국제적 노력에 적극 협력해야 마땅하다.
어제 방한한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유명환 외교장관을 만나 천안함 문제에 대해 "긴밀한 협의로 서로 협력해서 잘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해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미∙중 전략대화에서 드러난 중국 입장으로 미뤄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정부의 설득 노력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28일로 예정된 원자바오 총리의 방한과 한중 정상회담, 이어 29, 30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중요한 고비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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