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두 번째 테니스 그랜드 슬램 대회인 프랑스 오픈에서 한 경기 최다게임(71)과 타이를 이루는 진기록이 나왔다. 슬로바키아의 루카스 라코(23)와 싱가포르계 미국인 마이클 야니(30)가 맞붙은 대회 1회전에서다.
24일(한국시간) 월요일 오후에 시작된 경기는 5세트 게임스코어 8-8상황에서 날이 어두워져 일시 중단된 뒤 화요일 다시 이어졌다. 경기시간만 4시간56분이 걸린 초접전 승부 끝에 라코가 세트스코어 3-2(4-6, 7-6, 7-6, 6-7, 12-10)로 이겨, 2회전에 올랐다. 마지막 5세트만 1시간37분이 소요된 피 말리는 승부였다. 97분은 ATP(남자프로테니스)투어대회에서 3세트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시간이다.
71게임은 1973년 타이브레이크(듀스일 경우 7포인트를 먼저 따내는 선수가 승리한다. 단 마지막 세트는 이와 상관없이 2게임을 앞서야 한다는 규정)제도가 도입된 이래 프랑스 오픈 남자단식에서만 3차례 나왔다. 역대 최장의 마라톤 테니스 승부는 1957년에 작성된 83게임이다.
총 483포인트를 주고받는 난타전 속에서 라코가 야니 보다 5포인트 많은 244포인트를 따내 승리를 안았다. 하지만 경기내용은 빈약했다. 이들은 상대의 서브게임을 따낼 수 있는 '브레이크포인트' 기회를 수 차례 날리며 시간을 쏟아 부어야 했다. 라코가 13번의 기회에서 1차례만 성공했고, 야니 역시 15차례 맞은 찬스 중 단 한 게임만 따냈다.
톱랭커들은 대체로 순항했다. 페더러(29ㆍ스위스ㆍ랭킹1위)가 피터 루첵(31ㆍ호주)을 3-0으로 꺾고 1회전을 통과 한데 이어 노박 조코비치(23ㆍ세르비아ㆍ3위)도 에브게니 코롤레프(22ㆍ카자흐스탄ㆍ73위)를 3-1로 따돌리고 2회전에 올랐다. 조코비치의 다음 상대는 일본의 신예 니시코리 게이(21)다. 하지만 앤디 머레이(23ㆍ영국ㆍ4위)는 리처드 가스케(24ㆍ프랑스ㆍ45위)를 맞아 두 세트를 먼저 내주는 등 탈락 위기에서 간신히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2회전에 합류했다.
'흑진주' 서리나 윌리엄스(29ㆍ미국ㆍ1위)도 1회전에서 스테파니 푀겔레(20ㆍ스위스ㆍ76위)를 2-0으로 물리치고 통산 1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