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우리 정부측에 "현 상황에서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를 거론할 입장은 아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이날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 이어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는 천안함 사태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 재개 입장을 고수해온 중국 정부가 6자회담 추진이 어렵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우 대표는 이날 "천안함 이슈가 전면에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지금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긴장이 더 이상 고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이어 천안함 사태와 관련, "6자회담이 잘 돌아갔었으면 더 상황이 낫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북한에 대해서도 자제를 촉구하고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전했다"고 말했다. 6자회담이 조기에 재개됐으면 천안함 사태와 같은 도발행위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아직 천안함 사태에 대한 기존 입장이 확실히 변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당분간 6자회담 추진이 어렵다는 뜻은 피력했지만, 우리 정부의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를 비롯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대북 제재 방안 등에 대해 확실한 지지의사를 나타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이날 유명환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천안함 조가결과를 진지하게 검토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평가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우 대표와 위 본부장과의 1시간30분여에 걸친 회동에서도 천안함 문제의 해법에 대해 입장차를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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