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4일 원유유출 피해가 심각한 멕시코만 연안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3개 주(州)를 어업재해 지역으로 선포했다. 게리 로크 미 상무장관은 "원유 유출로 인한 어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해 어업재해를 선포한다"며 어민 구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최고경영자 토니 헤이워드도 이날 루이지애나주 원유유출 피해 현장을 방문해 "이곳에 직접 와보니 상황이 절망적이다"며 기름제거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BP는 해저유정에 진흙과 시멘트 등을 쏟아 넣어 유출구멍을 막는 '톱 킬(top kill)' 작업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26일부터 작업에 들어간다.
BP는 이번 원유유출 사태와 관련해 재발방지와 환경영향 평가 등을 위한 5억달러 규모의 연구계획을 발표하고 주요 신문에 전면광고를 싣는 등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BP에 대한 비난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4일 미 CNN방송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6%가 BP가 기름유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4명중 1명은 BP주유소에서 기름을 사지 않겠다고 했다. 주도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고 있지 않은 정부에 대한 불만도 크다. 51%가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응이 못마땅하다고 답했다.
정부가 기름제거 작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지만 유출사고 대책을 총지휘하고 있는 태드 앨런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정부는 전문적인 지식도 해저장치도 없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고 25일 AP통신이 보도했다.
곤경에 처한 미 정부는 BP를 더 압박하고 있다. 연방환경청(EPA)의 리사 잭슨 청장은 BP에 대한 벌금과 행정제재 의지를 밝히고, 방제작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화제를 절반 이하로 줄이라고 촉구했다.
EPA는 23일 BP가 방제에 사용하는 유화제(Corexit 9500)보다 독성이 약한 것을 사용하라고 지시했지만 BP 측은 EPA가 제시한 시한을 어기고 기존의 유화제를 계속 살포하고 있다. BP가 사고 이후 바다에 살포한 화학약품은 약 265만ℓ로 세계 최고기록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24일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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